사진 이수형
천자문 주해 30
尺璧非寶니 寸陰是競하라
척 벽 비 보 촌 음 시 경
직 역 |
한 자나 되는 (큰) 구슬은 보배가 아니니, 짧은 시간을 다투어야 한다. |
尺璧非寶
【훈음】
尺(척):자 척. 10촌이 1척이다(十寸爲尺).
璧(벽):구슬 벽. 둥근 옥 벽.
非(비):아닐 비.
寶(보):보배 보. 珍也.
【주해】
尺璧(척벽) : 직경이 1척(尺)이 되는 구슬.
大學(대학) 제10장 - “초서(楚書)에 이르기를, ‘초(楚)나라는 보배로 삼을 것이 없고, 오직 선인(善人)을 보배로 삼는다’라고 하였다. 구범이 말하기를 ‘망명자는 보배로 여길 것이 없고, 어버이를 사랑함을 보배로 여긴다’고 하였다(楚書曰, 楚國無以爲寶, 惟善以爲寶. 舅犯曰, 亡人無以爲寶, 仁親以爲寶).”
朱子注(주자주) - “구범(舅犯)은 진문공(晉文公)의 외삼촌 호언(狐偃)이니, 자(字)가 자범(子犯)이다. 망인(亡人: 망명자)이라고 한 것은 문공(文公)이 당시 공자(公子)가 되어 국외로 망명하여 밖에 있었기 때문이다.”
[참고]
完璧(완벽): 결함이 없이 완전하다. 빌린 물건을 전대로 돌려보내다. 전국시대 조(趙)나라의 재상 인상여(藺相如)가 국보급 구슬을 가지고 이를 탐내는 진(秦)나라에 사신으로 갔다가, 기지를 발휘하여 무사히 도로 가지고 돌아온 고사에서 온 말이다.
寸陰是競
【훈음】
寸(촌):마디 촌. 10분(分)이 1촌이다(十分爲寸).
陰(음):그늘 음. 해 그림자(日影). 세월 음. 여기서는 ‘시간[光陰]’ 의 의미로 쓰였다.
是(시):이 시. 옳을 시. 이다 시. 여기서는 목적어를 도치하여 강조 한 것이다.
競(경):다툴 경. 겨룰 경. 爭也.
【주해】
음(陰)은 그늘이다. 옛날의 시계인 해시계의 경우, 세워놓은 막대기 그림자의 길이와 방향으로 시간을 표시하였다. 그리하여 음(陰)이 시간을 상징하게 되었다. 광음(光陰). 촌음(寸陰)은 한 치의 그림자. 곧 ‘짧은 시간’을 의미한다.
寸陰(촌음): 일촌광음(一寸光陰). 해 그림자가 1치를 옮겨가는 시간. 매우 짧은 시간을 형용한다.
이 구는 시간의 중요성을 설파한 말이다. 인생은 오래 살아야 백년이다. 고시에 “인생은 백년도 채우지 못하는데, 항상 천년의 수심을 품고 산다(人生不滿百, 常懷千載愁)”라는 시어가 있다. 백년 사이에 기쁨과 슬픔, 번뇌와 초탈이 반복하여 순환하고 있다. 그 사이에 번뇌와 고민, 갈등, 욕망 등에 허덕이며 보내는 시간이 그 얼마일까.
하늘은 우리 각 개개인에게 무언가의 힘을 주고 나름의 능력을 부여하고 있다. 우리 자신도 무언가 이루고자 하는 포부가 있다. 그 포부를 위해서는 1분 1초라도 아끼고 다투어야 한다. 시간은 황금보다도 귀한 것이다.
“우왕(禹王)은 한 치의 광음(光陰: 시간)을 아꼈으니, 햇빛이 한 치쯤 옮겨가는 것을 사람들은 소홀히 여기는 것이나, 성인은 이를 아꼈다. 이는 임무는 무겁고 길은 멀어 날짜를 부족하게 여겼기 때문이다.”(註解千字文)
論語(논어)․泰伯(태백) - “증자(曾子)가 말했다. ‘선비는 도량이 넓고 뜻이 굳세지 않으면 안된다. 임무는 무겁고 길은 멀기 때문이다. 인(仁)으로써 자신의 임무를 삼으니 막중하지 않겠는가? 죽은 뒤에야 끝나니 멀지 않은가?’(曾子曰, 士不可以不弘毅, 任重而道遠. 仁以爲己任, 不亦重乎? 死而後已, 不亦遠乎).”
선인에게는 시간을 중요시하는 금언이 많은데, 명심보감(明心寶鑑)에도 인용된 대표적인 시들을 보자.
- 주문공(朱文公: 朱子, 朱熹)의 두 수의 시
“오늘 배우지 않고 내일이 있다고 하지 말라, 올해 배우지 않고서 내년이 있다고 하지 마라. 세월은 가나니라, 해는 나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아! 늙었구나, 이 누구의 허물인가(勿謂今日不學而有來日, 勿謂今年不學而有來年. 日月逝矣, 歲不我延. 嗚呼老矣. 是誰之愆).”
“소년은 늙기 쉽고 학문은 이루기 어려우니, 한 치의 짧은 시간도 가벼이 할 수 없네. 연못가 봄풀의 꿈도 아직 깨지 못했는데, 계단 앞 오동나무 잎은 이미 가을 소리로다(少年易老學難成, 一寸光陰不可輕. 未覺池塘春草夢, 階前梧葉已秋聲).” (<偶成>)
봄 가는 줄도 모르고 지냈는데, 어느새 가을이 되어 층계 앞의 오동나무 잎은 우수수 떨어진다. 젊었을 때 공부를 하지 못하다가, 어느새 늙어 청춘시절에 공부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면 무엇하랴. 젊은 나이에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 중요성을 설파하고 있다.
- 도연명(陶淵明)의「잡시(雜詩)12수」제1수의 시구
“젊은 시절은 다시 오지 않고, 하루에는 다시 새벽이 오지 않네. 때에 미쳐 제 시기에 마땅히 힘써야지, 세월은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네(盛年不重來, 一日難再晨. 及時當勉勵, 歲月不待人).”
소동파(蘇東坡)의 시「춘소(春宵)」에는 “봄밤 한순간은 천금의 값어치가 나간다(春宵一刻値千金)”라는 시구가 있다.
* 시간은 황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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