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수형
천자문 주해 28
空谷傳聲이요 虛堂習聽이라
공 곡 전 성 허 당 습 청
직 역 |
빈 골짜기에서 (메아리로) 소리가 전해지고, 빈 집에서 (울려져서) 익히 잘 들을 수 있다. |
空谷傳聲
【훈음】
空(공):빌 공. 비다(虛也).
谷(곡):골짜기 곡. 골 곡. 水注谿曰谷.
傳(전):전할 전. 잇는다(續也).
聲(성):소리 성.
【주해】
空谷(공곡):빈 골짜기. 인기척이 없는 쓸쓸한 골짜기.
空谷傳聲(공곡전성):인적이 드문 깊은 골짜기에서 소리를 전하다. 반응이 빠르다. 고요한 속에서 도를 깨닫고 학문을 깨달을 수 있다. 덕이 있는 사람의 말은 빈 골짜기에 산울림이 전해지듯 멀리 퍼진다.
虛堂習聽
【훈음】
虛(허):빌 허. 空也.
堂(당):집 당. 舍也. 대청 당. 屋之高大者.
習(습):익힐 습. 거듭하다(重也).
聽(청):들을 청. 듣다(聆也).
【주해】
虛堂(허당): 빈 대청. (사방이) 넓고 장식이 없는 대청.
習聽(습청) : 익히 들리다. 공명(共鳴)을 일으키다.
“사람이 인적 없는 골짜기에 있을 때에 소리가 있으면 골짜기에서 스스로 메아리쳐 호응하여 그 소리가 전해진다.”(註解千字文)
周易(주역)․繫辭上傳(계사상전) 제8장 - “우는 학이 음지에 있으니 그 새끼가 화답하도다. 내 좋은 벼슬을 소유하여 내 그대와 함께 소유한다”(周易․中孚卦)라 하니, 공자께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군자가 집에 거하여 말을 냄이 선(善)하면 천리 밖에서도 응하니, 하물며 가까운 자에 있어서랴. 집에 거하여 말을 냄이 선하지 못하면 천리 밖에서도 떠나가니, 하물며 가까운 자에 있어서랴. 말은 몸에서 나와 백성에게 가해지며, 행실은 가까운 곳에서 발하여 먼 곳에 나타나니, 말과 행실은 군자의 추기(樞機: 중추가 되는 기관)이니, 추기의 발함이 영욕(榮辱)의 주체이다. 말과 행실은 군자가 천지(天地)를 움직이는 것이니, 삼가지 않을 수 있겠는가’(「鳴鶴在陰, 其子和之, 我有好爵, 吾與爾靡之.」 子曰, 「君子居其室, 出其言善, 則千里之外應之, 況其邇者乎? 居其室, 出其言不善, 則千里之外違之, 況其邇者乎? 言出乎身, 加乎民, 行發乎邇, 見乎遠, 言行, 君子之樞機. 樞機之發, 榮辱之主也, 言行, 君子之所以動天地也, 可不愼乎?」)”
이렇듯 “군자가 그 방에 거하여, 말을 내는 것이 선(善)하면 천리 밖에서도 응한다(君子居其室, 出其言善, 則千里之外應之).”
소리는 텅 빈 골짜기에서도 전해지고, 빈 대청에서도 소리가 난다. 또 소곤거리는 사람의 말을 빈집에서도 신(神)은 익히 들을 수 있다.예를 들면, 소문이라는 것이 그렇다. 좋은 소문은 서서히 퍼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반해 나쁜 소문은 빨리 퍼진다.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는 속담이 있다. 만일 어떤 사람에 대해 단점을 약간만 얘기하고 장점을 많이 얘기한다고 하더라도,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단점이 더욱 부각되기가 쉽다. 이 때문에 남의 단점은 가급적 얘기하지 말고 장점을 많이 얘기하라는 것이다.
실제로 어떤 사람의 장점을 자주 얘기하면 그 사람이 더 크게 발전할 가능성이 많다. 칭찬을 많이 하라. 어린이도, 어른도, 칭찬을 들으면 더 잘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크게 본다면, 기실 표현을 하든 안하든 서서히 주위에서나 멀리서도 알게 된다. 노력하는 자는 그 노력이 언젠가는 결실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훌륭한 사람의 말도 빈 골짜기에 산울림이 전해지듯 멀리 퍼지게 된다.
한편, 마음에 빈 공간[虛]이 있는 사람, 곧 허심(虛心)한 사람은 가르침을 알아듣게 된다. 곧 허심해야 남의 말을 알아듣게 된다. 허(虛)해야 마음에 빈 공간이 많게 되어 용량이 크게 될 수 있는 것이다. 컴퓨터의 용량이 크면 많은 자료가 들어갈 수 있는 이치와 통한다.
도연명의 시구에 “뜰에는 티끌 같은 잡스러운 것 없고, 빈 방엔 넉넉한 한가로움이 있네(戶庭無塵雜, 虛室有餘閑)”(<歸園田居, 其一>)라 하였다. 고요하고 깨끗하며 여유 있게 사는 삶의 표현이다.
허심(虛心)한 사람은 청각이 밝아 정신을 차려서 잘 깨닫게 된다. 예를 들면 부모님을 아끼고 존경하는 사람은 객지에서도 “외지에 나가서는 조심하거라. 좋은 사람을 사귀라”는 부모님의 소리를 습관적으로 들을 수 있다.
이 구절은 위의 “景行維賢, 克念作聖. 德建名立, 形端表正”과 연결시켜서 생각하면 된다.
무엇이든 보고 듣고 말하는 것을 선별하여야 한다.
사람의 마음이 순수하고 넓으면, 여러 가지 의견을 들어서 취할 수 있다는 것을 비유한다.
©©* 허심(虛心)의 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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