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수형
천자문 주해 27
德建名立이요 形端表正이라
덕 건 명 립 형 단 표 정
직 역 |
덕이 서면 이름이 서고, 몸이 단정하면 (정정당당하여) 겉모습이 바르게 된다. |
德建名立
【훈음】
德(덕):덕 덕. 큰 덕.
建(건):세울 건. 설 건. 立也. 세우다(立之).
名(명):이름 명. 이름이다(號也). 용례) 입신양명(立身揚名) - 몸을 세워 자기의 이름을 드날린다. 출세하여 자신의 이름이 세상에 드날 리게 되다.
立(립):설 립. 建也. 成也.
【주해】
德(덕): 공정하고 포용성 있는 마음이나 품성, 또는 인격이나 본성. 마음이 올바르고 인도(人道)에 합당하는 일. 인격이 갖추어져서 남을 경복(敬服)시키는 힘. 명망. 도덕. 품행.
“덕은 실(實)이고 명(名)은 실(實)의 손님이니 실(實)이 있는 곳에는 명(名)이 저절로 따르기 마련이다.”(註解千字文)
形端表正
【훈음】
形(형):형상 형. 體也. 모양, 꼴 형. 얼굴 형. 容也.
端(단):단정할 단. 正也. 끝 단. 실마리 단.
表(표):겉 표. 밖 표. 外也. 용모 표. 본, 모범 표.
正(정):바를 정.
【解釋】
形端表正(형단표정) : 몸이 단정하면 의용(儀容: 용모, 차림새, 태도)이 자연히 장중하게 된다. 몸이 단정하면 정정당당하여 겉모습이 저절로 위의(威儀: 무게가 있어 외경할 만한 거동)를 갖추게 된다.
몸이 단정하면 그림자 또한 단정하고, 겉모습이 바르면 그림자도 바르다.
“오직 덕을 세우면 성인과 현인의 이름이 있게 되고, 몸과 겉모습이 단정하면 그림자는 저절로 이를 따르게 된다. 대개 덕을 닦는 사람은 반드시 명예가 있어서 사람들이 그를 본받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千字文釋義』)
書經(서경)․周書(주서)․君牙(군아) - “네 몸이 능히 바르면 감히 바르지 않을 이가 없을 것이다(爾身克正, 罔敢弗正).”
論語(논어)․顔淵(안연) - “계강자가 공자에게 정치에 대해서 물었다. 공자께서 대답하셨다. ‘정치란 바로잡는 것이니, 그대가 올바름으로써 솔선수범한다면 누가 감히 바르게 하지 않겠는가?’(季康子問政於孔子. 孔子對曰, 政者, 正也.子帥以正, 孰敢不正.)” 帥: 거느릴 솔.
여기서 형(形)은 나[我]라는 주체가 본 형상이고, 표(表: 겉모습)는 다른 사람이 객관적으로 보는 표준이다.
【평설(評說)】
내면의 덕이 이루어지면 밖의 명성도 따르게 되고, (‘나’라는 주체가 본) 용모가 단정하면 (남이 보는 객관적인) 겉모습도 바르게 된다는 것이다.
먼저 “덕건명립(德建名立)”을 보자. 우선 덕에 대한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공정하고 포용성 있는 마음이나 품성, 또는 인격이나 본성을 말한다. 마음이 올바르고 인도(人道)에 합당하는 일이며, 인격이 갖추어져서 남을 경복(敬服)시키는 힘이다’ 등등이 있다. 이 모두 자신의 내면에 뿌듯한 얻음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겠다.
특히 이에 대해서는 춘추좌전(春秋左傳) 양공(襄公) 24년조(條)의 ‘삼불후(三不朽: 세 가지 썩지 않는 것)’라는 말이 유명하다. “최상은 덕을 세우는 것이요, 그 다음은 공을 세우는 것이며, 또 그 다음은 말을 남겨 놓는 것이다(太上有立德, 其次有立功, 其次有立言.)”
여기서 ‘입덕(立德)’은 곧 덕을 세우는 것이다. 그 다음 ‘입공(立功)’은 곧 공(功)을 세우는 것이다. 밖에 나가면 장수가 되고, 안에 들어와서는 정승이 되어 나라를 위해 훌륭한 공을 세우는 것을 모범으로 삼는다. 세 번째가 ‘입언(立言)’인데, 훌륭한 말을 세우는 것이다. 곧 훌륭한 저서나 말을 이 세상에 남기는 것이다. 학자의 경우 훌륭한 저서나 강의를 남기는 것이겠다.
예컨대, 훌륭한 덕은 세웠지만 공을 세우지 못했던 공자(孔子)의 경우, 그 말씀이 제자나 재전제자(再傳弟子)의 기록에 의해 논어가 이루어졌고, 그것이 지금껏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감동을 주고 있다. 그리하여 공자님은 인류의 크나큰 스승으로서 지금까지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고대 중국의 지식인은 ‘공 세우기[立功]’, ‘말 세우기, 학문 세우기[立言]’에 비해 ‘덕 세우기[立德]’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고 있다. 현재도 이 세 가지가 한몸에 갖추어져 있다면 조화된 최고의 인생을 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다 갖출 수 없을 때에는 ‘덕 세우기[立德]’를 중시하고, ‘공 세우기[立功]’나 ‘학문 세우기[立言]’ 가운데 하나를 추구하는 삶을 사는 것이 좋을 듯하다.
한편, ‘명(名)’은 이름, 바로 명성이다. 예로부터 ‘입신양명(立身揚名)’은 몸을 세워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드날리는 것으로, 젊은이의 큰 영광이 되고 있다. 자신은 물론 부모님과 가족, 나아가 국가와 민족을 위한 큰일을 하여 이름을 드날리는 것이다.
다음에 “형단표정(形端表正)”을 보자. ‘형단(形端)’은 형용(形容)이 단정하다는 의미이다. 서경(書經)․주서(周書)․군아(君牙)편에 “네 몸이 능히 바르면, 감히 바르지 않을 이가 없을 것이다(爾身克正, 罔敢弗正)”라고 했다.
전반적으로 이 두 구절은 바로 덕(德)과 명(名), 형(形)과 표(表)의 관계를 말하고 있다. 우선 내면의 덕의 함양과 기본적 자세를 중시하고, 나아가 함양된 덕과 표현된 외면의 모습간의 조화를 지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한 구 한 구 전체 천자문을 검토해 보면 넌지시 전체적인 조화의 세계를 추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덕과 명예, 그리고 용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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