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수형
당시삼백수 정선 36. 月夜憶舍弟 달밤에 아우를 생각하며.
두보(杜甫)
망루의 북소리에 행인의 발길 끊겼는데
전선의 가을 외기러기 울음소리.
이슬은 오늘[白露節] 밤부터 하얗게 내리고
달은 고향의 달이 (가장) 밝다.
아우들 있어도 모두 다 뿔뿔이 흩어졌으니
살았는지 죽었는지 물어 볼 집조차 없구나.
편지를 부쳐도 오래도록 전해지지 못하나니
하물며 아직도 전쟁이 끝나지 않았음에랴.
戍鼓斷人行, 秋邊一雁聲.
露從今夜白, 月是故鄕明.
有弟皆分散, 無家問死生.
寄書長不達, 況乃未休兵.
이 시는 건원(乾元) 2년(759) 가을에 지었다. 당시 두보는 진주(秦州)에 우거(寓居)하고 있었다. 이때 아우 두점(杜占)은 그와 함께 있었고 다른 아우들은 하남(河南), 산동(山東) 등지에 흩어져 있었으므로 시를 지어 그들을 그리워하고 있다.
❖舍弟(사제):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아우를 부르는 겸칭. 두보에게는 두영(杜穎), 두관(杜觀) , 두풍(杜豐), 두점(杜占)의 네 아우가 있다.
❖戍鼓(수고): 수루(戍樓)에서 시간에 맞춰 치는 북. 북을 친 후에는 행인의 왕래를 금하였다.
❖一雁(일안): 외기러기. 옛사람은 안행(雁行)으로서 형제를 비유하였다. 외기러기는 형제가 흩어짐을 비유한다.
❖露從今夜白(로종금야백): 이슬은 오늘 밤부터 하얗게 내리고. 백로절(白露節)은 24절기의 하나로, 양력 9월 8일 전후.
❖無家(무가): 낙양(洛陽) 부근의 두보의 집은 이미 안사(安史)의 난으로 인해 부서졌다. 또 가족이 각기 분산되어 소식이 없으므로, 집이 없다는 느낌이 있다.
❖未休兵(미휴병):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당시 반란군 사사명(史思明)과 당나라의 장군 이광필(李光弼)은 격전중이었다.
작가.
두보(杜甫): 712-770
자는 자미(子美)이고, 원적(原籍)은 양양(襄陽: 지금의 호북성 襄樊)이다. 그의 13세조(世祖)는 두예(杜預)로서, 경조 두릉(京兆杜陵: 지금의 섬서성 長安縣 동북) 사람이다. 그러므로 두보는 자칭 “두릉포의(杜陵布衣)”라고 했다. 증조부는 공현(鞏縣: 지금의 하남성 鞏義)로 이사를 갔다. 두보는 일찍이 장안성 남쪽 소릉(少陵) 부근에 거주한 적이 있다. 그래서 또 자칭 “소릉야로(少陵野老)”라고 하여, “두소릉(杜少陵)”이라고 불렸다. 후에 검교공부원외랑(檢校工部員外郞)을 맡은 적이 있어, 후세에 “두공부(杜工部)”라고 칭해졌다. 두보는 중국 고대의 가장 위대한 시인으로, “시성(詩聖)”이라고 불리었다. 그의 시는 당시의 정치․군사․사회의 상황을 전면적으로 반영할 수 있었다. 그러므로 “시사(詩史)”라고 했다. 후인들은 그와 이백(李白)을 병칭하여 “이두(李杜)”라고 했다.
역주
조규백(曹圭百) (sudongpo@hanmail.net)
號, 己百. 한국외국어대 중국어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 중문과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國立臺灣大學 중문과 訪問學人, 중국 復旦大學 중문과 박사후연구원(한국학술진흥재단 지원), 중국 四川大學 古籍硏究所 硏究學者, 중국 南京大學 중문과 硏究學者를 역임했다. 민족문화추진회(현 한국고전번역원) 국역연수원에서 중국고전을 배웠으며, 이어서 한학자 故 硏靑 吳虎泳 老師께 漢學을 사사하였다. 성균관대, 제주대, 제주산업정보대학의 강사와 제주관광대학의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는 한국외국어대, 숭실대에서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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