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수형
당시 삼백수 정선 31. 渡荊門送別 형문(荊門)을 배로 건너와 송별하며
이백(李白)
멀리 형문(荊門) 밖에서 부터 배를 타고 건너
옛 초(楚)나라 땅으로 와 노닌다.
산은 평야를 따라 사라지고
강은 광막한 들판으로 들어가 흘러간다.
달은 내려와 하늘을 나르는 거울 되고
구름은 피어올라 신기루같이 서렸다.
변함없이 고향의 강물 그리워하여
만 리 길 떠나가는 배를 보낸다.
渡遠荊門外, 來從楚國游.
山隨平野盡, 江入大荒流.
月下飛天鏡, 雲生結海樓.
仍憐故鄕水, 萬里送行舟.
떠나는 벗을 송별하는 시이다. 이 시는 개원(開元) 14년(726), 이백(李白)이 장강을 따라 촉(蜀)을 벗어나 동쪽으로 내려올 때 지었다. 형문산의 장강 장축 산수도(長江長軸山水圖)를 그려내어 고향생각과 장려(壯麗)한 유람의 회포가 융합되어 있다.
❖荊門(형문): 형문산. 지금의 호북성 의도현(宜都縣) 서북쪽 장강(長江) 가에 있는데, 산세가 열리고 닫힌 것이 마치 문(門)과 같아서 이름 지었다고 한다. 초(楚)와 촉(蜀)의 경계에 있다.
❖從(종): 이르다. 향하다.
❖楚國(초국): 장강(長江)이 형문(荊門)을 벗어나면, 곧 옛 초(楚)나라의 땅에 속한다. 그러므로 이와 같이 칭했다. 초나라는 지금의 후베이 성, 후난 성 일대인데, 진(秦) 나라 이전에는 초에 속했다.
❖山隨平野盡, 江入大荒流(산수평야진, 강 입대 황류): 배가 평원지대에 진입하여, 뒤돌아 산을 바라보면 시선에서 사라지고, 큰 강은 광활한 벌판으로 흘러간다. 大荒(대황): 광활한 벌판.
❖海樓(해루): 신기루. 사막이나 바다 같은 데에서 실제로는 있지 않는 곳에 어떤 사물의 모습이 나타나 보이는 현상.
❖仍(잉): 여전히, 변함없이, 아직도.
❖故鄕水(고향수): 사천(四川)으로부터 흘러 내려온 물. 이백(李白)은 어려서부터 사천(四川)에서 생활하였으므로 이렇게 말했다.
저자.
이백(李白): 701-762
자는 태백(太白), 호는 청련거사(靑蓮居士)이다. 조적(祖籍)은 농서 성기(隴西成紀: 지금의 간쑤 성 秦安)이며, 중아시아 쇄엽성(碎葉城)에서 태어났다. 이백은 천재적인 시인이다. 두보는 그를 칭찬하여 “이백은 시가 무적이라, 표연하여 그 생각 무리들과 다르다(白也詩無敵, 飄然思不群)”(「春日憶李白」), “붓을 들면 비바람을 놀래게 하고, 시가 이루어지면 귀신을 흐느끼게 한다(筆落驚風雨, 詩成泣鬼神)”(「寄李白」)라 하였다. 왕안석(王安石)은 일찍이 이백 자신의 시구를 사용하여 이백의 시를 “맑은 물에서 연꽃이 나온 듯하여, 천연스러워 수식을 하지 않는다(淸水出芙蓉, 天然去雕飾)”라 평하였다.
역주.
조규백(曹圭百) (sudongpo@hanmail.net)
號, 己百. 한국외국어대 중국어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 중문과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國立臺灣大學 중문과 訪問學人, 중국 復旦大學 중문과 박사 후 연구원(한국 학술진흥재단 지원), 중국 四川大學 古籍硏究所 硏究學者, 중국 南京大學 중문과 硏究學者를 역임했다. 민족문화 추진회(현 한국 고전번역원) 국역연수원에서 중국 고전을 배웠으며, 이어서 한학자 故 硏靑 吳虎泳 老師께 漢學을 사사하였다. 성균관대, 제주대, 제주산업정보대학의 강사와 제주관광대학의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는 한국외국어대, 숭실대에서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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