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수형
당시삼백수 정선 33. 夜泊牛渚懷古 밤에 우저(牛渚)에 배를 대고 옛 일을 그리다
이백(李白)
우저산(牛渚山) 서강(西江)에 밤이 드는데
푸른 하늘엔 조각구름 한 점 없네.
배에 올라 가을 달을 바라보며
부질없이 사(謝)장군을 추억한다.
나 또한 목청껏 소리 높여 시를 읊을 줄 알건만
이 사람[謝尙]은 들어줄 수 없구나.
내일 아침 돛을 달고 떠나갈 때쯤이면
단풍잎만 어지러이 흩날리겠지.
牛渚西江夜, 靑天無片雲.
登舟望秋月, 空憶謝將軍.
余亦能高詠, 斯人不可聞.
明朝挂帆去, 楓葉落紛紛.
❖夜泊牛渚懷古(야박우저회고): 제목 아래 원주(原注): “이곳이 바로 영사시(詠史詩)를 읊조리던 원굉(袁宏)의 소리를 사상(謝尙)이 듣던 곳이다.” 이백은 사상과 원굉의 고사를 빌어 회재불우(懷才不遇)의 감개를 읊고 있다.
❖牛渚(우저): 산 이름. 안휘성 당도현(當塗縣) 서북쪽에 있다. 아래로는 장강(長江)에 임하고, 그 북쪽은 강 가운데로 불쑥 돌출하여 채석기(采石磯)라고 부르는데, 형세가 험하다. 전설에 이백(李白)이 달을 붙잡으려다 강물에 빠졌다고 하는 바로 그곳이다.
❖西江(서강): 남경(南京)에서 강서(江西)에 이르는 일단의 장강(長江). 우저와 채석기는 그 사이에 있다.
❖謝將軍(사장군): 사상(謝尙). 동진(東晉) 때 양하(陽夏:지금의 하남성 太康) 사람. 관직은 진서장군(鎭西將軍). 사상(謝尙)이 우저(牛渚)에 있을 때, 가을밤에 배를 띠우고 달을 감상하다가 원굉(袁宏)이 「영사(詠史)」시를 읊조리고 있는 광경을 보았다. 그 음률이 묘한 것을 보고 크게 칭찬을 하고 그를 불러 담론을 나누어 새벽까지 이르렀다. 이로부터 원굉은 명성이 날로 알려졌고 후에 동양태수(東陽太守)가 되었다.
❖斯人(사인): 이 사람. 사상(謝尙)을 가리킨다.
저자.
이백(李白): 701-762
자는 태백(太白), 호는 청련거사(靑蓮居士)이다. 조적(祖籍)은 농서 성기(隴西成紀: 지금의 감숙성 秦安)이며, 중아시아 쇄엽성(碎葉城)에서 태어났다. 이백은 천재적인 시인이다. 두보는 그를 칭찬하여 “이백은 시가 무적이라, 표연하여 그 생각 무리들과 다르다(白也詩無敵, 飄然思不群)”(「春日憶李白」), “붓을 들면 비바람을 놀래게 하고, 시가 이루어지면 귀신을 흐느끼게 한다(筆落驚風雨, 詩成泣鬼神)”(「寄李白」)라 하였다. 왕안석(王安石)은 일찍이 이백 자신의 시구를 사용하여 이백의 시를 “맑은 물에서 연꽃이 나온 듯하여, 천연스러워 수식을 하지 않는다(淸水出芙蓉, 天然去雕飾)”라 평하였다.
역주
조규백(曹圭百) (sudongpo@hanmail.net)
號, 己百. 한국외국어대 중국어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 중문과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國立臺灣大學 중문과 訪問學人, 중국 復旦大學 중문과 박사후연구원(한국학술진흥재단 지원), 중국 四川大學 古籍硏究所 硏究學者, 중국 南京大學 중문과 硏究學者를 역임했다. 민족문화추진회(현 한국고전번역원) 국역연수원에서 중국고전을 배웠으며, 이어서 한학자 故 硏靑 吳虎泳 老師께 漢學을 사사하였다. 성균관대, 제주대, 제주산업정보대학의 강사와 제주관광대학의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는 한국외국어대, 숭실대에서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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