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수형
당시삼백수 정선 32. 送友人 벗을 보내며.
이백 李白
푸른 산은 북쪽 성곽에 비스듬하고
하얀 강물은 동쪽 성(城)을 감돌며 흐른다.
이곳에서 한 번 이별하게 되면
그대는 외로운 쑥처럼 만 리 길을 가겠지.
떠가는 구름은 객지를 떠돌아다니는 나그네의 마음
지는 해는 떠나가는 친구를 보내는 아쉬운 정.
손을 흔들며 이곳을 떠나가니
훠이 훠이 무리를 떠나가는 말 우는소리.
靑山橫北郭, 白水繞東城.
此地一爲別, 孤蓬萬里征.
浮雲游子意, 落日故人情.
揮手自茲去, 蕭蕭班馬鳴.
벗을 송별함을 묘사하였는데, 시정화의(詩情畵意: 시적인 정취와 그림 같은 경지)와 활달한 낙관적 정신이 가득 차있다.
❖郭(곽): 외성(外城).
❖蓬(봉): 쑥. 옛날에, 쑥이 흩어지는 것을 사용하여 나그네가 떠돌아다님을 형용하였다. 쑥이 말라서 뿌리가 끊어져 바람에 날리므로 날리는 쑥[飛蓬]이라고 불렀다.
❖浮雲游子意(부운유자의): 뜬구름은 떠나가는 나그네[친구]의 뜻. 뜬구름처럼 객지를 훨훨 떠다니는 나그네의 뜻이다.
❖落日故人情(낙일고인정): 석양에 지는 태양은 벗을 떠나보내는 작자 자신의 정이다. 작자 자신이 지는 해를 안타까이 여기듯 떠나는 벗을 아쉽게 여기는 정을 말한다.
❖自茲(자자): 이곳으로부터. 自(자): 부터 자.
❖蕭蕭(소소): 훠이훠이. 말울음 소리.
❖班(반): 이별하다.
❖蕭蕭班馬鳴(소소반마명): 주인의 말과 나그네의 말은 장차 헤어짐에 훠이 훠이 길게 운다. 이 또한 무리를 헤어지는 느낌이 있다.
저자.
이백(李白): 701-762
자는 태백(太白), 호는 청련거사(靑蓮居士)이다. 조적(祖籍)은 농서 성기(隴西成紀: 지금의 감숙성 秦安)이며, 중아시아 쇄엽성(碎葉城)에서 태어났다. 이백은 천재적인 시인이다. 두보는 그를 칭찬하여 “이백은 시가 무적이라, 표연하여 그 생각 무리들과 다르다(白也詩無敵, 飄然思不群)”(「春日憶李白」), “붓을 들면 비바람을 놀래게 하고, 시가 이루어지면 귀신을 흐느끼게 한다(筆落驚風雨, 詩成泣鬼神)”(「寄李白」)라 하였다. 왕안석(王安石)은 일찍이 이백 자신의 시구를 사용하여 이백의 시를 “맑은 물에서 연꽃이 나온 듯하여, 천연스러워 수식을 하지 않는다(淸水出芙蓉, 天然去雕飾)”라 평하였다.
역주.
조규백(曹圭百) (sudongpo@hanmail.net)
號, 己百. 한국외국어대 중국어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 중문과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國立臺灣大學 중문과 訪問學人, 중국 復旦大學 중문과 박사후연구원(한국학술진흥재단 지원), 중국 四川大學 古籍硏究所 硏究學者, 중국 南京大學 중문과 硏究學者를 역임했다. 민족문화추진회(현 한국고전번역원) 국역연수원에서 중국고전을 배웠으며, 이어서 한학자 故 硏靑 吳虎泳 老師께 漢學을 사사하였다. 성균관대, 제주대, 제주산업정보대학의 강사와 제주관광대학의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는 한국외국어대, 숭실대에서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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