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수형
당시 삼백수 정선 29. 破山寺後禪院 파산사 뒤의 선원(禪院)
상건(常建)
이른 아침 옛 절로 들어가니
갓 떠오른 햇살이 높이 자란 숲을 비춘다.
굽은 길은 그윽한 곳으로 통하고
선방 둘레엔 꽃과 나무 우거졌다.
산 빛은 새의 마음을 기쁘게 하고
연못에 비친 그림자는 사람의 마음을 비우게 한다.
온갖 소리 여기서는 다 고요한데
종소리 풍경소리만 은은히 들려온다.
淸晨入古寺, 初日照高林.
曲徑通幽處, 禪房花木深.
山光悅鳥性, 潭影空人心.
萬籟此皆寂, 惟餘鐘磬音.
이는 파산사를 유람하며 쓴 제벽 시(題壁詩: 벽에다 쓴 시)이다.
❖詩題(시제): 어떤 판본에는 “題破山寺後禪院”이라 했다.
❖破山寺(파산사): 흥복사(興福寺). 지금의 장쑤 성 상숙현(常熟縣) 우산(虞山) 북쪽 기슭에 있다.
❖禪院(선원): 스님들이 함께 모여 수행하는 곳, 선방(禪房).
❖淸晨(청신): 새벽녘. 동틀 무렵. 이른 아침.
❖曲徑(곡경): 어떤 판본에는 “竹徑”이라 했다.
❖萬籟(만뢰): 자연계의 온갖 소리. 뢰(籟): 구멍에서 나오는 소리로, 널리 ‘소리’를 가리킨다.
저자
상건(常建): 생졸년 미상
개원(開元) 15년(727) 진사에 급제했다. 후에 관리의 길에서 실의(失意)를 경험하자, 산림의 은거지로 왕래하였다.
역주
조규백(曹圭百) (sudongpo@hanmail.net)
號, 己百. 한국외국어대 중국어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 중문과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國立臺灣大學 중문과 訪問學人, 중국 復旦大學 중문과 박사 후 연구원(한국 학술진흥재단 지원), 중국 四川大學 古籍硏究所 硏究學者, 중국 南京大學 중문과 硏究學者를 역임했다. 민족문화 추진회(현 한국 고전번역원) 국역연수원에서 중국 고전을 배웠으며, 이어서 한학자 故 硏靑 吳虎泳 老師께 漢學을 사사하였다. 성균관대, 제주대, 제주산업정보대학의 강사와 제주관광대학의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는 한국외국어대, 숭실대에서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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