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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동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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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동파-사환전기 "고개 위의 맑은 흰 구름은 하얀 솜 모자를 헤쳐 쓴 듯하고". 사진 이수형19. 신성 길에서, 2수, 其一 新城道中, 二首, 其一 봄바람은 내가 산 구경 가는 줄 아는 듯 처마 새에 여러 날 낙숫물 소리를 불어서 멎게 했다. 고개 위의 맑은 흰 구름은 하얀 솜 모자를 헤쳐 쓴 듯하고 반짝반짝 갓 나온 해님은 나무 가지 위에 구리 징처럼 걸려 있다. 나지막한 대울타리 안에는 들복사꽃이 활짝 웃음을 머금었고 맑은 모래 시냇가에는 버들이 흥겨워 한들거린다. 서쪽 산모퉁이 농가에는 마냥 즐거운 듯 미나리 부침 지지고 죽순 볶아 봄에 밭가는 농부에게 새참내가네. 東風知我欲山行, 吹斷簷間積雨聲. 嶺上晴雲披絮帽, 樹頭初日掛銅鉦. 野桃含笑竹籬短, 溪柳自搖沙水淸. 西崦人家應最樂, 煮芹燒筍餉春耕. (권9) 「주석」 . 新城(신성): 지금의 절강성 부양현(富陽縣) 신등진(新登鎭). 항..
소동파 시선-사환전기 "하늘거리는 들매화 향기 옷소매에 들어온다.". 사진 이수형18. 보조사에서 나와 두 암자를 유람하고 自普照遊二庵 큰 소나무에 솔바람 불고 저녁에 이슬비 부슬부슬 내리는데 동쪽 암자는 반쯤 닫혀 있고 서쪽 암자는 완전히 닫혀 있다. 온종일 산길을 걸어도 사람하나 못 만나고 하늘거리는 들매화 향기 옷소매에 들어온다. 스님은 웃으며 내가 산수 경치를 좋아한다고 하며 스스로는 산이 깊어 빠져나갈 엄두를 못낸다고 싫어한다. 나는 비록 산을 사랑한다 하나 또한 절로 웃음이 난다 혼자 산길을 가면 정신이 손상되니 다시 걸을 생각이 없다. 서호에서 맛있는 술 마시며 아름다운 여인의 향내가 상투를 덮는 것만 못하다. 시 지어 고사리 뜯는 노인에게 보내 사례를 드리니 내 본래 사람을 피하지 않는데 어찌 세상을 피하랴. 長松吟風晩雨細, 東庵半掩西庵閉. 山行盡日不逢人, ..
소동파 시선 - 사환전기(仕宦前期) 화창한 봄바람은 산들산들 보리 싹을 흔든다. 사진 이수형11. 보계현의 사비각에 쓰다 題寶雞縣斯飛閣 서남쪽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 멀리 바라보니 이내 심사 쓸쓸한데 누각 난간에 기대서니 어느새 혼이 고향으로 날아감을 어찌할 수 없다. 아득한 너른 들판에 소와 양들 기러기와 따오기처럼 작게 보이고 하늘은 광활하여 먼 산의 초목이 구름하늘과 맞닿았다. 어슴푸레 물 기운이 산록을 덮어 뿌연 안개 같고 화창한 봄바람은 산들산들 보리 싹을 흔든다. 누가 나로 하여금 벼슬 좋아해 경솔히 고향을 떠나게 했던가 내 신세 산중에서 고기 잡고 나무하며 늙어갈 계책이 없어라. 西南歸路遠蕭條, 倚檻魂飛不可招. 野闊牛羊同雁鶩, 天長草樹接雲霄. 昏昏水氣浮山麓, 泛泛春風弄麥苗. 誰使愛官輕去國, 此身無計老漁樵. (권4) 「주석」 . 寶雞縣(보계현): 지금의 섬서성 보계시(寶雞市..
소동파 시선 사환전기/和子由澠池懷舊 /화자유면지유구/“인생 가는 길 무엇과 같은지 아는가?" 사진 이수형 2. 자유의 ‘면지에서 옛 일을 회상하며’에 화답하여 和子由澠池懷舊 (화자유면지유구) 인생 가는 길 무엇과 같은지 아는가? 응당 나르는 기러기 눈 진흙 밟는 것 같겠지. 눈 진흙 위에 우연히 발자국 남겨 놓았지만 기러기 날아가면서 어찌 날아갈 방향을 헤아리겠는가? 노승은 이미 열반에 들어 새 사리탑 들어섰고 허물어진 담 벽에는 우리가 쓴 옛 시구 찾을 길 없네. 지난 날 험했던 길 아직 기억하는가? 길은 먼데 사람은 지치고 절름거리는 나귀는 울부짖었었지. 人生到處知何似, 應似飛鴻踏雪泥. 泥上偶然留指爪, 鴻飛那復計東西. 老僧已死成新塔, 壞壁無由見舊題. 往日崎嶇還記否, 路長人困蹇驢嘶. (권3) 「주석」 . 和子由澠池懷舊(화자유면지회구): 자유(子由)의 「회면지기자첨형(懷澠池寄子瞻兄)」시에 화답하..
소동파 시선 - 사환전기 '새벽 달빛 밟고 가는 그대 뒷모습'. 사진 이수형소동파시선 - 사환전기(仕宦前期) 본서는 소동파가 과거에 응시하여 합격하고, 벼슬길을 걷다가 황주로 유배되기 전까지의 시 모음집이다. 24세에서 44세에 해당된다. 이 시기의 시에는 독만권서(讀萬卷書)와 행만리로(行萬里路)의 풍부한 직, 간접 경험을 바탕으로 서정성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는 현실참여의 의지, 자연과의 친화, 이별과 향수, 음주의 정취, 인생철리의 터득, 그리고 세월의 흐름 등이 포함된다 二. 봉상첨판(鳳翔簽判) 시절 1. 신축년 11월 19일, 정주 서문 밖에서 자유와 헤어진 뒤, 말 위에서 시 한 편을 지어 그에게 부친다 辛丑十月十九日, 旣與子由別於鄭州西門之外, 馬上賦詩一篇寄之 술도 아니 마셨거늘 어찌 취한 듯 얼떨떨할까! 내 마음 이미 말 타고 되돌아가는 그대를 쫓..
소동파 시선-사환전기 '외로운 돛단배는 나는 새처럼 남쪽으로 가는구나.' 사진 이수형 1. 강물 위에서 산을 보며 江上看山 배 위에서 산을 보니 달리는 말 같아 눈 깜짝할 사이에 수백의 산봉우리를 지나간다. 앞산은 들쭉날쭉 홀연히 모습 변하고 지나친 봉우리는 어지러이 뒤엉켜 놀래 달아나는 듯하다. 위로 보니 좁은 산길 비스듬히 구불구불하고 산 위에는 행인 있어 높고 아스라이 멀다. 배 안에서 손들어 행인과 얘기하고 싶건만 외로운 돛단배는 나는 새처럼 남쪽으로 가는구나. 船上看山如走馬, 倏忽過去數百羣. 前山槎牙忽變態, 後嶺雜沓如驚奔. 仰看微逕斜繚繞, 上有行人高縹緲. 舟中擧手欲與言, 孤帆南去如飛鳥. (권1) 「주석」 . 倏忽(숙홀): 순식간에. 아주 빨리. . 槎牙(사아): 얽히고설킨 모양. 가지런하지 않은 모양. 울퉁불퉁. 여기서는 山勢의 起伏을 가리킨다. . 雜沓(잡답): 섞..
소동파 시선-비가 지나가니 부평초가 물을 덮었고 사진 이수형8. 비가 개인 후, 걸어서 사망정 아래 연못에 이르렀다. 드디어 건명사 앞 동강에서 집으로 돌아오다, 2수, 其一 雨晴後, 步至四望亭下魚池上, 遂自乾明寺前東岡上歸, 二首, 其一 비가 지나가니 부평초가 물을 덮었고 개구리 울음소리 사방에 가득하다. 해당화는 참으로 한 때의 꿈 새로 나온 매실은 먹고 싶구나. 지팡이 짚고 한가로이 나물을 캐니 그네만 매어 있고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은근한 정취의 모란꽃은 홀로 스스로 남은 봄 가장 나중에 핀다. 雨過浮萍合, 蛙聲滿四鄰. 海棠眞一夢, 梅子欲嘗新. 拄杖閑挑菜, 鞦韆不見人. 殷勤木芍藥, 獨自殿餘春. (권20) [주석] . 合(합): 여기서는, “꽉 차다. 물을 덮다”라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 海棠眞一夢(해당진일몽): 해당화는 참으로 한 때의 ..
소동파 시선-붉은 입술 술 마신듯 발그레 양 볼 상기되고 사진 이수형나그네살이 하는 정혜원의 동쪽에 여러 꽃들이 산에 가득한 가운데 해당화가 한 그루 있는데, 이 지방 사람들은 이 꽃의 귀함을 모른다 寓居定惠院之東, 雜花滿山, 有海棠一株, 土人不知貴也 강을 낀 황주성은 습기가 많고 초목 무성한데 오직 이름 높은 해당화 한 그루 있어 아주 쓸쓸해 보인다. 빙긋 한 번 대울타리 사이에서 웃으니 온 산 가득한 복숭아꽃 오얏꽃은 모두 거칠고 촌스럽게 보인다. 응당 알겠다, 조물주가 깊은 뜻 있어 일부러 가인을 이 인적 없는 골짜기로 보낸 것임을. 자연스럽고 부귀한 모습은 하늘이 낸 자태이니 금 쟁반에 담아 화려한 집에 모셔 놓을 것도 없다. 붉은 입술 술 마신듯 발그레 양 볼 상기되고 푸른 소매[잎]가 엷은 비단을 말아 올리니 붉게 살갗에 비친다. 깊은 숲에 안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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