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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삼백수

10. 尋西山隱者不遇 서산(西山)의 은자를 찾아 갔으나 만나지 못하고 구위(邱爲)。당시삼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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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수형 


10. 尋西山隱者不遇
  서산(西山)의 은자를 찾아 갔으나 만나지 못하고
邱爲

산마루에 초가집 한 채 있어
곧장 올라가니 삼십 리 길.
문을 두드려도 나와서 맞는 아이 하나 없고
방안을 살펴봐도 책상과 안석 뿐.

수레 끌고 나무하러 가지 않았다면
응당 가을 시냇가로 낚시질 갔겠지.
길이 어긋나 만나지 못하고
부질없이 서성거리니 그대를 우러르는 마음만 솟네.

풀빛은 막 내린 비 맞아 싱그럽고
솔바람 소리는 저녁 창에 들려오네.
여기에 이르니 그윽하고 깊은 경치 내 마음에 들어맞아
스스로 만족하니 마음 활짝 열린다.

손님과 주인간의 정은 나누지 못했으나
자못 맑고 깨끗한 이치는 얻었다.
흥이 다하매 산을 내려갈 뿐이니
어찌 구태여 그대를 기다려야만 하겠나?  

絶頂一茅茨,  直上三十里.
扣關無僮僕,  窺室惟案几.
若非巾柴車,  應是釣秋水.
差池不相見,  黽勉空仰止.
草色新雨中,  松聲晩窗裡.
及茲契幽絶,  自足蕩心耳.
雖無賓主意,  頗得淸淨理.
興盡方下山,  何必待之子.



서산 꼭대기에 사는 은자를 찾아갔으나 만나지 못하고 그윽한 정취만을 만끽하고 돌아온 것을 읊고 있다.
❖絶頂(절정): 꼭대기.
❖茅茨(모자): 초가집.
❖扣關(구관): 문을 두드리다.
❖案几(안궤): 책상과 안석(의자). 趙昌平은 “‘案’과 ‘几’가 다 탁자인데, ‘案’은 크고 ‘几’는 작다”고 하였다.
❖巾柴車(건시거): 장막을 덮은 구조가 간단한 수레. 은사(隱士)가 사용하는 수레를 가리킨다. 후에, 수레를 타고 출행하는 의미로 인신(引伸)되었다. 도연명(陶淵明), 「귀거래사(歸去來辭)」, “때론 휘장을 친 수레를 준비하라고 명령하고, 때론 외로운 배를 노 젖는다(或命巾車, 或棹孤舟).”
❖釣秋水(조추수): 가을 물에서 낚시질하다. 장자(莊子, 「추수(秋水)」에서, 장자(莊子)는 복수(濮水)에서 낚시질하며, 초나라의 관직을 받지 않았다고 한다. 후에 은거(隱居)를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
❖差池(차지): 어긋나다. 참치불제(參差不齊). 어긋나 가지런하지 않다. 여기서는 길이 어긋나 만나지 못함을 가리킨다.
❖黽勉(민면): 주저하다. 머뭇거리다. 노력하다. 힘쓰다. 망설이다.
❖仰止(앙지): 우러르다. 경모하다. 경앙(敬仰)의 극점(極點). 시경(詩經)․소아(小雅), 「거할(車舝)」,  “높은 산을 우러러 보며, 큰 길을 간다(高山仰止, 景行行止).” ‘止’는 의미없음. [클 경, 길 행, 다닐 행]
❖契(계): 의기가 서로 투합하다. 뜻이 통하다.
❖蕩心(탕심): 마음이 확 트이다. (산중의 아름다운 경치가) 마음을 깨끗하게 씻다.
❖興盡方下山, 何必待之子(흥진방하산, 하필대지자): 세설신어(世說新語),「임탄任誕)」에, 진(晉)의 왕휘지(王徽之: 왕희지의 아들)가 눈 내리는 밤에 배를 타고서 섬계(剡溪)로 벗 대규(戴逵)를 만나러 가서, 그 문에 이르자 들어가지 않고 돌아섰다. 사람이 그 까닭을 물으니, “나는 본래 흥이 일어 왔다가, 흥이 다해 돌아서니, 어찌 반드시 대규를 만나야 하는가(吾本乘興而來, 興盡而返, 何必見戴)?”라고 대답했다.
❖之子(지자): 이 사람. 서산(西山)의 은자를 가리킨다.

당시 삼백수 정선 
唐詩三百首精選 

손 수 편 
조규백 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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