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수형
당시삼백수 정선 73. 登鸛雀樓
관작루에 올라
王之渙(왕지환)
빛나던 태양은 산 너머 지고
황하는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천리 먼 곳까지 다 보려고
다시 누각을 한층 더 오른다.
白日依山盡, 黃河入海流.
欲窮千里目, 更上一層樓.
황혼 무렵 황하(黃河)가에 있는 누각 관작루에 올랐는데, 한 층 더 올라 더 멀리 보고자 하는 모습을 읊은 시이다. 짤막한 시로 웅혼한 기백과 우주의 무한함을 표현하고 있다. 3-4구는 숭고한 정신세계를 추구하는 상징이 되었다.
❖鸛雀樓(관작루): 산서성 포주(蒲州: 지금의 永濟縣) 서남쪽 황하가의 언덕에 있었던 삼층 누각. 황새나 까치가 때로 그 위에 서식하기도 했다고 하며 황하를 조망할 수 있는 곳이라 한다.
愚案: 황혼 무렵 태양은 저 서산 너머로 지고 황하는 바다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이러한 광활한 공간, 영원한 시간, 그리고 쉼 없이 흐르는 강물을 배경으로, 보다 높이 올라가야 더 광활한 대지를 볼 수 있다는 내용 속에 철리(哲理)가 담겨있다. 높이 나는 새가 더 먼 곳까지 볼 수 있다고 했던가.
*작가 소개
왕지환(王之渙): 688-742
자는 계릉(季凌)이고, 조적(祖籍)은 진양(晉陽: 지금의 산서성 太原)이다. 후에 강군(絳郡: 지금의 산서성 新絳)으로 이사했다.
* 역자 소개
조규백(曹圭百) sudongpo@hanmail.net
1957년생. 한국외국어대 중국어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 중문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립대만대학(國立臺灣大學) 중문과 방문학인(訪問學人), 복단대학(復旦大學) 중문과 박사후연구원(한국학술진흥재단 지원), 중국 사천대학(四川大學) 고적연구소(古籍硏究所) 연구학자(硏究學者)를 역임했다. 민족문화추진회(현 한국고전번역원) 국역연수원에서 중국고전을 배웠으며, 이어서 한학자 고(故) 연청(硏靑) 오호영(吳虎泳) 노사(老師)께 한학(漢學)을 사사하였다. 성균관대, 숭실대의 강사와 제주관광대학의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는 한국외국어대에서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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