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수형
70. 宿建德江
건덕강에서 자며
孟浩然(맹호연)
배를 옮겨 안개 낀 강가에 대었는데
날 저물자 나그네 수심 새로워지네.
들판이 넓으니 하늘은 나무에 나직하고
강이 맑으니 달빛은 사람에 가깝네.
移舟泊煙渚, 日暮客愁新.
野曠天低樹, 江淸月近人.
주석
이 시는 작자가 오월(吳越)지방을 자유롭게 유람하고 있을 때, 개원(開元) 18년, 나그네가 되어 밤에 강가에서 잠을 자며 지은 시이다. ‘광(曠)’ ‘청(淸)’ 두 시어는 시안(詩眼: 한시에서 잘되고 못됨을 결정짓는 중요한 글자)이다.
❖建德(건덕): 지금의 절강성 건덕현(建德縣).
❖煙渚(연저): 안개가 자욱한 물가. 연(煙)은 ‘연기’라는 뜻이나 한시에서는 ‘안개’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저(渚)’는 물가이다.
❖野曠天低樹(야광천저수): 들판은 넓어 하늘은 나무에 나직하다. 들판이 넓기 때문에 멀리 하늘이 나무와 맞닿듯이 낮아 보인다는 뜻이다.
❖天低樹(천저수): 하늘은 나무에 나직하다. 일설에는, ‘하늘이 나무보다 낮게 보인다.’라고 한다.
71. 春曉
봄날 새벽
孟浩然
봄잠에 새벽이 된 줄 몰랐더니
곳곳에서 새가 지저귀는 소리
지난 밤새에 비바람 소리
꽃잎은 얼마나 떨어졌을까?
春眠不覺曉, 處處聞啼鳥.
夜來風雨聲, 花落知多少.
주석
이 시에서는 봄을 좋아하고 아끼는 생활의 정취가 드러나고 있다.
❖夜來(야래): 밤새. ‘來’는 조사(助詞).
❖多少(다소): 얼마나.
작가 소개
맹호연(孟浩然): 689-740
양주 양양(襄州襄陽: 지금의 호북성 襄樊)사람이다. 젊어서 녹문산(鹿門山)에 은거하였으며, 개원(開元) 연간에 장안(長安)으로 들어가 과거에 응시하였으나 급제하지 못했다. 맹호연은 비록 종신(終身)토록 포의(布衣)였지만, 당시의 시명(詩名)은 아주 컸다. 맹호연은 오언시에 가장 뛰어나, “천하에서 그 지극히 아름다움을 칭송하였다”.
* 역자 소개
조규백(曹圭百) sudongpo@hanmail.net
1957년생. 한국외국어대 중국어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 중문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립대만대학(國立臺灣大學) 중문과 방문학인(訪問學人), 복단대학(復旦大學) 중문과 박사후연구원(한국학술진흥재단 지원), 중국 사천대학(四川大學) 고적연구소(古籍硏究所) 연구학자(硏究學者)를 역임했다. 민족문화추진회(현 한국고전번역원) 국역연수원에서 중국고전을 배웠으며, 이어서 한학자 고(故) 연청(硏靑) 오호영(吳虎泳) 노사(老師)께 한학(漢學)을 사사하였다. 성균관대, 숭실대의 강사와 제주관광대학의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는 한국외국어대에서 강의하고 있다.
'당시삼백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당시삼백수 76. 江雪 강에는 눈 내리고 柳宗元 유종원 (0) | 2019.11.29 |
---|---|
당시 삼백수 75. 秋夜寄邱員外 가을밤에 구원외에게 부치다 韋應物 위응물. (0) | 2019.11.29 |
당시삼백수 정선 74. 送靈澈 영철스님을 보내며 劉長卿 유장경 (0) | 2019.11.27 |
당시삼백수 정선 73. 登鸛雀樓 관작루에 올라 王之渙 왕지환 빛나던 태양은 산 너머 지고 (0) | 2019.11.27 |
당시삼백수 정선 72, 靜夜思 고요한 밤 생각 李白 이백, 머리 들어 밝은 달 바라보고 (0) | 2019.11.27 |
당시삼백수 정선 66~69 왕유, 석양빛이 깊은 숲에 들어오고 또 푸른 이끼 위를 비춘다. (0) | 2019.11.20 |
당시삼백수 정선 65. 無題 (무제) 밤에 시를 읊조리다보니 달빛이 차가움을 느낀다. (0) | 2019.11.20 |
당시삼백수 정선 64. 寄李儋元錫 이담․원석에게 부치다 韋應物 위응물 (0) | 2019.11.16 |
당시삼백수 정선 (0) | 2019.11.16 |
당시삼백수 정선 (0) | 2019.11.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