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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삼백수

당시삼백수 정선 56. 草 풀 "멀리 향기 머금은 풀이 옛길을 덮고" 백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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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수형

당시삼백수 정선 56. 草 풀
白居易(백거이)


초원 위의 무성한 풀은
해마다 시들었다간 다시 우거진다.
들불에 타도 다 없어지지 않고
봄바람이 살랑 불면 다시 돋아난다.


멀리 향기 머금은 풀이 옛길을 덮고
맑은 날의 푸른빛은 폐허가 된 성(城)까지 이어졌다.
또 다시 그대를 전송해야만 하니
무성한 풀처럼 이별의 슬픔 가득하구려.


離離原上草,  一歲一枯榮.
野火燒不盡,  春風吹又生.
遠芳侵古道,  晴翠接荒城.
又送王孫去,  萋萋滿別情.


풀을 읊어 이별의 정을 묘사하고 있다. 아울러 풀의 꿋꿋한 생명력에 대한 느낌을 머금고 있다. 이 시로 인해 백거이는 시인 고황(顧况)의 인정을 받았다고 한다. 이 시는 16세 때의 작품이라는 설이 있다. 둘째 연이 특히 뛰어나다.
❖詩題: 어떤 판본에는 “賦得古原草送別”이라 했다. 부득(賦得):옛날에 시를 지을 때, 이전 사람의 구절을 제목으로 지정하거나 한정하는 경우, 그 시제(詩題)의 첫머리에 덧붙이던 말. 그 뜻은 “영(詠)”과 같다. 옛 사람이 친구와 제(題)를 나누어 시를 짓는데, 나누어진 제목을 “부득(賦得)”이라 한다. 후에 과거시험을 볼 때 시첩시(試帖詩) 또한 “부득(賦得)”이란 글자를 위에 쓴다. 賦(부): (詩나 詞를) 짓다.
❖離離(리리): 초목이 무성한 모양. 더부룩하다. 풀이 길게 드리운 모양. 일설에는, 역력(歷歷)하게 보이는 모양이라고도 한다.
❖野火燒不盡, 春風吹又生(야화소부진, 춘풍취우생):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되는 명구이다. 들불이 아무리 심하다 해도, 봄바람만 건듯 불면 새싹은 움튼다. 새로운 기풍은 아무리 억압을 해도 때가 되면 왕성해진다. 野火(야화): 들불. 들판을 태우는 불. 燒(소): 태우다. 불사르다.
❖遠芳(원방): 먼 곳의 푸른 풀.
❖侵(침): 침입하다. 침범하다.
❖晴翠(청취): 햇빛 아래 반사되는 푸른 풀의 빛깔. 맑은 하늘 아래의 청산(靑山). 晴(청): 개다. 翠(취): 비취색. 청록색.
❖荒城(황성): 황폐한 성. 폐허가 된 성. 예) 황성옛터에 밤이 되니 월색만 고요해
❖王孫(왕손): 왕손. 귀족의 자손. 귀공자. 여기서는 작자가 이별하는 벗이다.




작가. 백거이(白居易): 772-846 
자는 낙천(樂天), 조적(祖籍)은 태원(太原: 지금의 산서성에 속한다)이다. “향산거사(香山居士)”로 자호(自號)하였다. 백거이는 시로 일컬어졌는데, 어려서 원진(元稹)과 이름을 나란히 하여 “원백(元白)”이라 불리었다. 만년에 유우석(劉禹錫)과 이름을 나란히 하여, “유백(劉白)”이라 일컬어졌다.


역주. 조규백(曹圭百) (sudongpo@hanmail.net)
號, 己百. 한국외국어대 중국어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 중문과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國立臺灣大學 중문과 訪問學人, 중국 復旦大學 중문과 박사후연구원(한국학술진흥재단 지원), 중국 四川大學 古籍硏究所 硏究學者, 중국 南京大學 중문과 硏究學者를 역임했다. 민족문화추진회(현 한국고전번역원) 국역연수원에서 중국고전을 배웠으며, 이어서 한학자 故 硏靑 吳虎泳 老師께 漢學을 사사하였다. 성균관대, 제주대, 제주산업정보대학의 강사와 제주관광대학의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는 한국외국어대, 숭실대에서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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