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滿江紅
정월 13일, 문안 국(文安國)이 조정으로 돌아감을 보내며
하늘이 어이 무정하리
하늘도 알리라
다정히 손님을 머무르게 할 줄을.
봄은 따뜻해 가더니
아침 되어 무슨 일로
도리어 가벼운 눈발 날리는가.
그대는 때를 만나
벼슬 인끈을 맬 터이지만
나는 응당 돌아가 산수의 경치를 찾아야 하리.
두려운 건 훗날
한 잔 술로 서로 그리워함이라
구름 산에 막혀 있으니까.
뜬구름 같은 세상일은
모두 예측하기 어려워라.
사람 비록 건강하지만
머리칼 희어지리니
어찌 다시 한번 취하는 것 마다하리.
이 즐거움 찾기 힘드네.
가인(佳人)에게 이별의 수심 하소연하려 하니
구슬 같은 눈물 이미 두 눈썹에 맺혔네.
다만 새로운 제비 올 때에
편지나 끊게 하지 마오.
正月十三日, 送文安國還朝
天豈無情, 天也解․多情留客.
春向暖․朝來底事, 尙飄輕雪.
君遇時來紆組綬, 我應歸去耽泉石.
恐異時․杯酒復相思, 雲山隔.
浮世事, 俱難必.
人縱健, 頭應白.
何辭更一醉, 此歡難覓.
欲向佳人訴離恨, 淚珠先已凝雙睫.
但莫遣․新燕却來時, 音書絶.
[주석]
. 朝來底事, 尙飄輕雪: 하늘이 손님을 머물게 한다는 것을 묘사했다. 지금 하늘은 가벼운 눈발 날려 손님은 떠나갈 수 없다. 마치 하늘도 다정히 손님을 머무르게 하고 있다.
. 底事: 무슨 일.
. 遇時: 蘇軾詞編年校, 作, “過春”.
. 組綬(조수): 옛날, 관리는 佩玉으로 장식하고, 옥을 매는 띠를 組綬라고 칭했다. 후에 官印을 매는 띠를 또한 組綬라고 하였다. 紆組綬는 인끈을 허리에 맴, 곧 관리가 됨을 가리킨다.
. 泉石: 산수의 경치. 여기서는 은거할 곳을 가리킨다.
. 浮世事, 俱難必: 변화막측한 인간세상 일 모두 예측하기 어렵다.
. 佳人: 文安國을 가리키고 있다. 송별 酒席에서의 歌女라고도 한다.
. 但莫遣․新燕却來時, 音書絶: 옛날에, 제비는 편지를 전한다고 했다. 그러므로 봄에 제비가 새로 올 때, 편지를 물고 오기를 희망한다.
[창작 시기] 41세(熙寧9년, 丙辰, 1076) 정월에 밀주(密州)에서 지었다.
[해제]
태부시승(太府寺丞) 문안 국이 일로 인해 밀주에 왔는데, 이 사는 문안 국이 서울로 돌아감을 전송하면서 지었다. 상편에서는 봄 눈(雪)이 손님을 머물게 함을 빌어, 벗이 조정에 들어가 재직하게 되었기에 이후로는 구름 산이 격하여 만날 인연이 없을 것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하편에서는 인간사의 변화가 심하고 세월이 빨리 가 만나기 어려운 것을 추측해서, 벗에게 유쾌하게 한 번 취할 것을 권하고 있다. 그러나 이별주로는 근심을 해소할 수 없어, 앞으로 벗이 편지를 보내 서로의 그리움을 위로해 줄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劉崔)
* 저자소개: 蘇東坡
소동파(蘇東坡: 1036-1101)는 본명이 소식(蘇軾)이며, 부친 소순(蘇洵), 아우 소철(蘇轍)과 더불어 “삼소(三蘇)”라 불린다. 그는 중국 북송시대의 정치가, 예술가로서도 유명하지만, 천재적 자유정신과 재주, 꾸준한 노력, 그리고 역경을 이겨내는 정신으로 훌륭한 문학작품을 창작해낸 대문호로서 더욱 알려졌다.
자유정신과 이성적 사유, 그리고 개성을 중시했던 북송의 문화와 문학정신, 시대정신이 그에게 역력히 구현되어 있다. 문학의 경우, 그는 시, 사(詞), 산문, 부(賦) 등 여러 장르에 모두 뛰어나 각기 시대의 최고봉이다.
또한 그는 경학(經學)․고고학․음식 만들기․술의 제조․차(茶)의 품평․서예․그림, 그리고 예술감식 등 다방면에 걸쳐 뛰어난 당대 최고의 지성인이었다.
* 역주자 소개
曹圭百
韓國外國語大 중국어과를 졸업하고, 成均館大 중어중문학과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臺灣大學 중문과 訪問學人, 중국 復旦大學 중문과 박사후연구원(한국학술진흥재단 지원), 중국 四川大學 古籍硏究所 硏究學者를 역임했다. 그리고 民族文化推進會 국역연수원을 졸업했으며, 성균관대, 제주대, 제주산업정보대, 제주교대 강사를 역임했다.
現在 濟州觀光大學 중국어통역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연구실적으로는 中國의 文豪 蘇東坡(역주),소동파산문선(역주), 제주관광중국어회화(상, 하), 史記世家(下)(공역), 千字文註解(前) - 아들을 위한 천자문 등의 역저서와, <詩經․鄭風 愛情詩 小考>, <蘇軾詩硏究>, <出仕와 隱退間의 갈등과 그 解消 - 蘇軾詩의 한 斷面>, <陶淵明에의 同一化樣相과 陶詩의 創造的 受容 - 蘇軾詩의 한 斷面> 등 다수의 논문이 있다.
동영상. 낭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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