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수형
낭 도사 浪淘沙
봄을 찾아
어제 동성(東城)을 나가
봄의 정경을 찾아 나섰더니
담장 끝의 붉은 살구 가지는 연녹색으로 짙게 변하고
울타리 안의 온갖 꽃들은 싹을 토해내지 않았건만
봄은 일찌감치 돌아왔네.
아름다운 들길에는 향내 나는 먼지 가라앉고
저기 앞마을엔 눈이 개어 반짝반짝.
봄의 신(神)은 어려움을 마다하지 않고
봄빛이 먼저 갈 곳 생각해 내어
바람 불어 매화꽃 봉우리를 터뜨렸네.
探春
昨日出東城.
試探春情.
牆頭紅杏暗如傾.
檻內群芳芽未吐, 早已回春.
綺陌斂香塵.
雪霽前村.
東君用意不辭辛.
料想春光先到處, 吹綻梅英.
[주석]
. 綺陌(기맥): 여기서는 풍경이 아름다운 밭 사이의 길을 가리킨다.
. 東君: 봄을 관장하는 神.
[창작 시기] 37세(熙寧5년, 壬子, 1072) 정월에 항주(杭州)에서 지었다.
* 저자소개: 蘇東坡
소동파(蘇東坡: 1036-1101)는 본명이 소식(蘇軾)이며, 부친 소순(蘇洵), 아우 소철(蘇轍)과 더불어 “삼소(三蘇)”라 불린다. 그는 중국 북송시대의 정치가, 예술가로서도 유명하지만, 천재적 자유정신과 재주, 꾸준한 노력, 그리고 역경을 이겨내는 정신으로 훌륭한 문학작품을 창작해낸 대문호로서 더욱 알려졌다.
자유정신과 이성적 사유, 그리고 개성을 중시했던 북송의 문화와 문학정신, 시대정신이 그에게 역력히 구현되어 있다. 문학의 경우, 그는 시, 사(詞), 산문, 부(賦) 등 여러 장르에 모두 뛰어나 각기 시대의 최고봉이다.
또한 그는 경학(經學)․고고학․음식 만들기․술의 제조․차(茶)의 품평․서예․그림, 그리고 예술 감식 등 다방면에 걸쳐 뛰어난 당대 최고의 지성인이었다.
* 역주자 소개
曹圭百
韓國外國語大 중국어과를 졸업하고, 成均館大 중어중문학과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臺灣大學 중문과 訪問學人, 중국 復旦大學 중문과 박사 후 연구원(한국 학술진흥재단 지원), 중국 四川大學 古籍硏究所 硏究學者를 역임했다. 그리고 民族文化推進會 국역연수원을 졸업했으며, 성균관대, 제주대, 제주산업정보대, 제주교대 강사를 역임했다.
現在 濟州觀光大學 중국어통역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연구실적으로는 中國의 文豪 蘇東坡(역주), 소동파 산문선(역주), 제주관광중국어 회화(상, 하), 史記世家(下)(공역), 千字文註解(前) - 아들을 위한 천자문 등의 역저서와, <詩經․鄭風 愛情詩 小考>, <蘇軾詩硏究>, <出仕와 隱退間의 갈등과 그 解消 - 蘇軾詩의 한 斷面>, <陶淵明에의 同一化樣相과 陶詩의 創造的 受容 - 蘇軾詩의 한 斷面> 등 다수의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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