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수형
6. 臨江仙
풍수동(風水洞)에서
사대(四大: 地水火風)의 기운은 예로부터 천지에 두루 가득하거늘
이곳 풍수(風水) 어이 의심하랴.
짐짓 내게 새 시상 떠오르게 하네.
그윽한 시냇물 골짜기에 핀 들꽃 향기롭고
썰렁한 물풀 잔물결에 춤추네.
옥천(玉川)의 두 겨드랑이에 맑은 바람 일도록 빌려주니
하늘 신선을 반드시 그리워할 필요 없네.
또한 흐르는 물에 사람 떠나보내니
높은 산마루에 석양은 남았는데
풀에 맺힌 이슬은 이미 옷을 적시었네.
風水洞作
四大從來都遍滿, 此間風水何疑.
故應爲我發新詩.
幽花香澗谷, 寒藻舞淪漪.
借與玉川生兩腋, 天仙未必相思.
還憑流水送人歸.
層巓餘落日, 草露已沾衣.
[주석]
. 風水洞: 항주 근교의 명승지. 錢塘縣 舊治 50리의 陽村 慈嚴院에 있다. 동굴은 극히 커서 흐르는 물이 마르지 않는다. 정상에 또 하나의 동굴이 있는데 立夏가 지나면 맑은 바람이 안으로부터 나오다가, 立秋가 되면 그친다. 그러므로 風水洞이라고 일컬어진다.
. 四大: 불교에서는 地水火風을 “四大”라고 한다. 이 네 가지는 광대하여 일체의 사물과 도리를 낳는다. 여기서는 불교의 四大 가운데의 風과 水를 가리킨다.
. 幽花: 깊은 골짜기 그윽한 곳에 핀 들꽃.
. 淪漪(윤의): 잔물결.
. 玉川: 唐代 시인 노동(盧仝), 호는 玉川子이다.
. 生兩腋: 盧仝, <走筆謝孟諫議寄新茶>, “오직 두 겨드랑이에 솔솔 맑은 바람이 생긴다. / 봉래산은 어디에 있느뇨?/ 이 맑은 바람을 타고서 돌아가고 싶어라(唯覺兩腋習習淸風生. 蓬萊山, 在何處? 乘此淸風欲歸去)”
[창작 시기] 38세(熙寧6년, 癸丑, 1073) 8월에 항주 근교의 풍수동(風水洞)을 유람하며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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