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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동파

소동파 사선 行香子. 정이란 끝이 없는 것 가는 곳마다 혼을 녹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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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수형

7. 行香子

단양(丹陽)에서 술고(述古)에게

강 마을에서 손을 마주 잡을 때
바지에는 매화처럼 눈발이 나부꼈지.
정이란 끝이 없는 것
가는 곳마다 혼을 녹이네.
옛 친구는 보이지 않고
옛날 그 곡조는 또다시 들리는데
망호루(望湖樓)
고산사(孤山寺)
용금문(湧金門)을 바라보고 섰겠군요.

늘 가던 곳에
써 놓은 시 일천 수는
비단 적삼으로 덮어놓기도 했고
붉은 먼지를 털기도 했겠지요.
헤어진 뒤 이처럼 그리워하는 줄을
아는 이 그 누구일까.
호수 속의 달
강가의 버드나무
언덕 위의 구름이라오.

丹陽寄述古

攜手江村.
梅雪飄裙.
情何限․處處銷魂.
故人不見, 舊曲重聞.
向望湖樓, 孤山寺, 湧金門.

尋常行處, 題詩千首,
繡羅衫․與拂紅塵.
別來相憶, 知是何人.
有湖中月, 江邊柳, 隴頭雲.

[주석]

. 述古: 陳襄.
. 故人: 述古.
. 舊曲: 봄맞이 갈 때, 자신과 述古가 읊은 것. 이 詞는 작자가 자신과 술고가 熙寧6년 정월에 항주 西湖에서 봄맞이 할 때의 정경과 술고에 대한 자신의 그리움을 추억한 것이다.
. 望湖樓: 五代 때, 吳越王 錢氏가 지은 것으로, 항주 서호 가에 있다.
. 孤山: 杭州 서호 가의 낮은 산.
. 湧金門: 항주 서문의 하나로, 서호에 통한다.
. 망호루, 고산사, 용금문 세 곳은 모두 서호의 명승이다.
. 尋常: 보통.
. 題詩千首: 자신이 서호일대에 써놓은 題詩.
. 繡羅衫與拂紅塵: 佳人이 비단 적삼 옷소매로 지난 날 題詩해 두었던 벽 위의 먼지를 털어 낸다.
전해오는 말에, [북송시대에 구준(寇準)은 魏野와 함께 절을 유람하다가, 각기 題詩를 남기었다. 후에 두 사람이 다시 이 곳을 유람하였는데, 구준은 이미 典試官이 되었으나, 위야는 아직도 處士였다. 이 때문에 구준의 題詩는 碧紗籠으로 싸여져 있었는데 반해, 위야의 題詩는 먼지가 가득 쌓여 있었다. 隨行하는 어떤 총명한 歌妓가 있어, 옷소매로 위야의 시에 덮인 먼지를 털어 내었다. 위야는 말하길, “그대가 항상 붉은 옷소매로 털어 낸다면, 또한 응당 벽사롱에 싸여있는 것보다 나으리라. 이에 구준은 크게 웃었다.”라고 했다.] 여기에서는 각지에 있는 동파 자신이 남긴 題詩를 가리킨다.
. 湖: 서호를 가리킨다.
. 江: 전당강을 가리킨다.
. 隴: 孤山을 가리킨다.

[창작시기] 39세(熙寧7년, 甲寅, 1074) 정월에 항주로부터 윤주(潤州)로 가다가 단양(丹陽)을 지나면서 지었다.

[해제]

동파는 항주통판으로 윤주(潤州: 지금의 강소성 鎭江) 등지로 기근을 구제하러 나갔다. 단양(丹陽)을 지나게 되어, 항주지주 진양(陳襄: 字는 述古)을 그리워하여 이 사를 지어 주었다. 상편(上片)은 마주하여 쓰는 법을 운용하고 있다. 진양이 항주에서 겨울에 유람하고 동시에 자신을 그리워함을 가정하고 있다. 하편(下片)에서는 직접 상편을 이어, 진양이 지난 날 함께 노닐 던 즐거움을 추억하여, 사물은 그대로이나 사람은 떠나버린 감개를 묘사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상대에 대한 그리움이 깊고 자신의 그리움이 끊임이 없음을, 반대 면을 묘사하여 정면을 표현하고 있다.(王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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