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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동파

소동파 시선-사환전기 마음 편한 것이 약이라 다른 처방 따로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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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수형


28. 병든 몸 이끌고 조탑원을 노닐며
病中遊祖塔院

붉은 오얏 노란 참외 시골길은 향기로운데
검은 깁 흰 갈옷 도포가 시원하다.
문 닫은 시골 절엔 소나무 그늘 옮겨가고
바람 부는 난간을 베개하고 누운 손님은 잠이 깊어라.

병 핑계로 한가로운 시간을 얻어 자못 기분 싫지 않으니
마음 편한 것이 약이라 다른 처방 따로 없네.
스님은 섬돌 앞 샘물 아끼지 않고
바가지 빌려주니 내 마음껏 마셔본다.

紫李黃瓜村路香, 烏紗白葛道衣涼.
閉門野寺松陰轉, 欹枕風軒客夢長.
因病得閑殊不惡, 安心是藥更無方.
道人不惜階前水, 借與匏樽自在嘗.
(권10)

「주석」

. 祖塔院(조탑원): 지금의 호포사(虎跑寺). 당(唐) 개성(開成) 2년 흠산법사(欽山法師)가 지었다.
. 安心是藥更無方(안심시약갱무방): 『경덕전등록(景德傳燈錄)』, 권3, 「제이십팔조보리달마(第二十八祖菩提達磨)」에서, 승(僧) 신광(神光: 慧可)이 달마에게 불법(佛法)을 구했다. “신광이 말하길, ‘나는 마음이 아직 편안하지 않습니다. 스님에게 구하노니 편안하게 해 주시길 청합니다’. 달마가 말하길, ‘마음을 내게 가져와라, 너를 편안하게 해 주겠다.’ 신광이 말하길, ‘마음을 찾아도 끝내 얻을 수 없습니다.’ 달마가 말하길, ‘내가 너에게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었다.’(光曰, 我心未寧, 乞師與安. 師曰, 將心來與汝安. 曰, 覓心了不可得. 師曰, 我與汝安心竟).”

「해제」

동파는 시에서 선종(禪宗)의 고사를 쓰기를 좋아하여, 자주 선어(禪語)로 시를 지었다. 이 병중에 절을 유람하는 시에서는 앞 4구는 실경(實景)을 묘사하고 있고, 뒤 4구는 선리(禪理)를 가지고 인생을 묘사하였는데, 의미가 심장하고 정취가 있다.(吳夏蕭)

* 소동파시선 - 사환전기(仕宦前期)

본서는 소동파가 과거에 응시하여 합격하고, 벼슬길을 걷다가 황주로 유배되기 전까지의 시 모음집이다. 24세에서 44세에 해당된다. 이 시기의 시에는 독만권서(讀萬卷書)와 행만리로(行萬里路)의 풍부한 직, 간접 경험을 바탕으로 서정성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는 현실참여의 의지, 자연과의 친화, 이별과 향수, 음주의 정취, 인생철리의 터득, 그리고 세월의 흐름 등이 포함된다.

* 소동파시선 - 황주(黃州)유배와 사환후기(仕宦後期)

본서는 황주유배기(45-49세)와 벼슬길에 재진입한 사환후기(50-58세) 기간에 쓴 시의 모음집이다. 황주유배는 그의 생애에서 커다란 전환점이 된다. 이는 인생의 쓴맛을 깊이 체험하고 그것을 달관함으로써 불후의 문학을 탄생시킨 기간이다. 그는 새로운 삶의 지혜와 의미를 찾아 더욱 강인한 생명력을 표현하고 있다. 여기서 그만큼 생명이 발산하는 힘찬 에너지도 느낄 수 있다.
사환후기에는 제화시(題畵詩)에서의 순수예술적 경향의 시가 이채를 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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