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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동파

소동파 시선-사환전기 "하늘거리는 들매화 향기 옷소매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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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수형

18. 보조사에서 나와 두 암자를 유람하고
自普照遊二庵

큰 소나무에 솔바람 불고 저녁에 이슬비 부슬부슬 내리는데
동쪽 암자는 반쯤 닫혀 있고 서쪽 암자는 완전히 닫혀 있다.
온종일 산길을 걸어도 사람하나 못 만나고
하늘거리는 들매화 향기 옷소매에 들어온다.

스님은 웃으며 내가 산수 경치를 좋아한다고 하며
스스로는 산이 깊어 빠져나갈 엄두를 못낸다고 싫어한다.
나는 비록 산을 사랑한다 하나 또한 절로 웃음이 난다
혼자 산길을 가면 정신이 손상되니 다시 걸을 생각이 없다.

서호에서 맛있는 술 마시며
아름다운 여인의 향내가 상투를 덮는 것만 못하다.
시 지어 고사리 뜯는 노인에게 보내 사례를 드리니
내 본래 사람을 피하지 않는데 어찌 세상을 피하랴.

長松吟風晩雨細, 東庵半掩西庵閉.
山行盡日不逢人, 裛裛野梅香入袂.
居僧笑我戀淸景, 自厭山深出無計.
我雖愛山亦自笑, 獨往神傷後難繼.
不如西湖飮美酒, 紅杏碧桃香覆髻.
作詩寄謝採薇翁, 本不避人那避世.
(권9)

「주석」

. 普照(보조): 절 이름. 당(唐)나라 때에 지어져, 오대(五代) 후진(後晉) 천복(天福)연간에 중수되었다.
. 二庵(이암): 보조사(普照寺)로부터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연수원(延壽院) 동암(東庵)과 서암(西庵)을 말한다.
. 裛裛(읍읍): 향기가 옷에 배다.
. 自厭山深出無計(자염산심출무계): 스님의 말.
. 紅杏碧桃(홍행벽도): 항주 서호의 가희(歌姬)를 가리킨다고 한다.
. 採薇翁(채미옹): 은(殷)나라와 주(周)나라의 즈음에 백이(伯夷)와 숙제(叔齊)는 수양산(首陽山)에 은거하며 고사리를 캐어 먹었다. 여기서는 은사(隱士)를 가리킨다.

「해제」

38세(熙寧6년, 1073년) 동파가 항주통판으로 재직시, 정월과 2월 사이에 동파가 부양(富陽)을 순시할 때 지었다. 이 시는 출세(出世)와 입세(入世)의 인생태도 문제를 언급하고 있다. 고적한 두 암자의 스님은 산이 깊어 벗어날 수 없다고 한다. 작자는 비록 산림을 좋아하지만 세상을 벗어나 길이 산중에서 살기를 원하지는 않는다. 동파는 “내 본래 사람을 피하지 않는데 어찌 세상을 피하랴”라는 적극적 입세사상을 표현하고 있다.(徐)

소동파시선 – 

사환전기(仕宦前期)

曹圭百 역주 2016.3.17.

* 역자 서문

소동파(본명 소식蘇軾, 1036-1101)는 중국 북송조 최고수준의 문인으로 정치가 ․ 예술가이기도 하다. 또한 그는 자연을 애호하여 새로운 곳으로의 여행을 좋아했으며, 경학(經學), 요리 만들기, 술의 제조, 차의 품평, 서예, 그림, 그리고 예술감식 등 다방면에 걸쳐 뛰어난 최고의 지성인이다. 그는 ‘독만권서(讀萬卷書)’와 ‘행만리로(行萬里路)’를 실천하였다. 그는 일기를 쓰듯 편지를 쓰듯 시를 지었다. 그만큼 기록을 중시한 문인이다.
필자가 컴퓨터를 모르던 시절인, 25년 전쯤에 카드에다 동파시를 번역해 놓았는데, 꽤나 두툼했다. 후에 제주의 목요한문강좌에서 소동파시를 강(講)하게 되면서 그때그때 컴퓨터에 입력해 놓았다. 본서 『소동파시선 - 사환전기(仕宦前期)』는 원래 161수를 정선하여 역주를 했으나, 여기서는 118수를 선별하고 내용을 보강하였다. 이는 일반 독자의 취향까지 고려한 것이다. 번역은 직역을 바탕으로 하면서 가급적 우리말로 자연스럽게 풀고자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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