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매화2수
梅花二首
2-1 其一
봄이 오자 그윽한 골짜기엔 냇물이 졸졸 흘러
반짝반짝 매화가 가시풀 사이에 선명하게 피었다.
하루 밤새에 봄바람이 돌이 깨질 정도로 불더니
반은 날리는 눈 따라 매화꽃이 관산을 넘었다.
春來幽谷水潺潺, 的皪梅花草棘間.
一夜東風吹石裂, 半隨飛雪度關山.
(권20)
[주석]
. 潺潺(잔잔): 졸졸. 시냇물이 흐르는 모양.
. 的皪(적력): 반짝반짝. 선명하다. 선명한 모양.
. 東風(동풍): 봄바람.
. 關山(관산): 황주(黃州)로 가는 길에 있다. 산중을 가다보면 관문이 많은데, 지리지에 -중략-
[해제]
45세(원풍元豐3년, 1080년) 정월, 황주로 부임함에 마성현(麻城縣) 춘풍령(春風嶺)을 지날 때 지었다. -중략-
2-2 其二
누가 술을 들어 깊고 그윽한 매화를 위로할까
피어도 무료하고 질 때엔 더욱 근심스럽다.
다행이 맑은 시냇물 삼백구비 있어
황주까지 마다않고 나를 전송한다.
何人把酒慰深幽, 開自無聊落更愁.
幸有靑溪三百曲, 不辭相送到黃州.
(권20)
[주석]
. 深幽(심유): 깊고 그윽하다. 여기서는 매화를 가리킨다.
. 開自無聊落更愁(개자무료락갱수): 피어도 무료하고 질 때엔 더욱 근심스럽다. 여기서는 그윽한 매화로 자신을 비유하고 있다.
[해제]
. 사람과 매화가 더욱 밀접하게 결합되어 있다. 시인은 매화를 위로하고 떨어지는 매화꽃은 유배가는 동파와 함께하고 있다. 청고(淸高)함으로 자부하는 뜻과 함께 실의, 근심을 드러내고 있다.(王王)
. 유배지로 가는 도중에 매화에 자신의 감정을 이입하였다. -중략-
소동파시선 두 권의 내용요약
* 소동파시선 - 사환전기(仕宦前期)
본서는 소동파가 과거에 응시하여 합격하고, 벼슬길을 걷다가 황주로 유배되기 전까지의 시 모음집이다. 24세에서 44세에 해당된다. 이 시기의 시에는 독만권서(讀萬卷書)와 행만리로(行萬里路)의 풍부한 직, 간접 경험을 바탕으로 서정성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는 현실참여의 의지, 자연과의 친화, 이별과 향수, 음주의 정취, 인생철리의 터득, 그리고 세월의 흐름 등이 포함된다.
* 소동파시선 - 황주(黃州)유배와 사환후기(仕宦後期)
본서는 황주유배기(45-49세)와 벼슬길에 재진입한 사환후기(50-58세) 기간에 쓴 시의 모음집이다. 황주유배는 그의 생애에서 커다란 전환점이 된다. 이는 인생의 쓴맛을 깊이 체험하고 그것을 달관함으로써 불후의 문학을 탄생시킨 기간이다. 그는 새로운 삶의 지혜와 의미를 찾아 더욱 강인한 생명력을 표현하고 있다. 여기서 그만큼 생명이 발산하는 힘찬 에너지도 느낄 수 있다.
사환후기에는 제화시(題畵詩)에서의 순수예술적 경향의 시가 이채를 띠고 있다.
曹圭百 역주 2016.3.17.
* 역자 서문
一
소동파(본명 소식蘇軾, 1036-1101)는 중국 북송조 최고수준의 문인으로 정치가 ․ 예술가이기도 하다. 또한 그는 자연을 애호하여 새로운 곳으로의 여행을 좋아했으며, 경학(經學), 요리 만들기, 술의 제조, 차의 품평, 서예, 그림, 그리고 예술감식 등 다방면에 걸쳐 뛰어난 최고의 지성인이다. 그는 ‘독만권서(讀萬卷書)’와 ‘행만리로(行萬里路)’를 실천하였다. 그는 일기를 쓰듯 편지를 쓰듯 시를 지었다. 그만큼 기록을 중시한 문인이다.
필자가 컴퓨터를 모르던 시절인, 25년 전쯤에 카드에다 동파시를 번역해 놓았는데, 꽤나 두툼했다. 후에 제주의 목요한문강좌에서 소동파시를 강(講)하게 되면서 그때그때 컴퓨터에 입력해 놓았다. 본서 『소동파시선 - 사환전기(仕宦前期)』는 원래 161수를 정선하여 역주를 했으나, 여기서는 118수를 선별하고 내용을 보강하였다. 이는 일반 독자의 취향까지 고려한 것이다. 번역은 직역을 바탕으로 하면서 가급적 우리말로 자연스럽게 풀고자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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