始制文字하고 乃服衣裳이라
비로소 문자를 제정하고,
마침내 의복을 입게 되었다.
始制文字
【훈음】
∙ 始(시): 비로소 시. 처음 시. 初也.
∙ 制(제): 지을 제. 짓다(造也). 栽也. 정할 제.
∙ 文(문): 글월 문. 무늬 문. 獨體爲文. 독체자獨體字.
∙ 字(자): 글자 자. 合體爲字. 두 자 이상의 독체자(獨體字)가 합쳐서 된 글자. 합체자(合體字).
【주해】
‣ 文(문): ‘日’, ‘月’(상형象形)이나 ‘上’, ‘下’(지사指事)처럼 한 자로 이루어진 독립된 글자인데, 이를 독체자(獨體字)라 한다.
‣ 字(자): ‘武’, ‘信’(회의會意)이나 ‘江’, ‘河’(형성形聲)처럼 두 글자가 합치어 한 자로 구성된 글자인데, 이를 합체자(合體字)라 한다.
‣ “상고시대에는 문자가 없었으므로 노끈을 묶어 표시하여 정치를 했었는데, 복희씨가 처음으로 서계(書契: 글자)를 만들어서 노끈을 묶어 표시하던 것을 대신하게 하였으며, 그 신하 창힐(蒼頡)이 새의 발자국을 보고 글자를 창제하니, 이것이 문자의 시초이다.”(註解千字文)
乃服衣裳
【훈음】
∙ 乃(내): 이에 내. 그래서 내. 곧 내. 위로 인해 아래를 일으키는 말이다(因上起下語也).
∙ 服(복): 입을 복. 被也. 옷 복. 몸을 꾸미는 것. 항복 복.
∙ 衣(의): 옷 의. 윗옷(上衣). 윗옷.
∙ 裳(상): 치마 상. 아래 옷(下衣).
【주해】
‣ “상고시대에는 의상이 없었으므로 나뭇잎과 짐승의 가죽을 취하여 몸을 가렸었는데, 황제(黃帝)가 모자와 의상을 만들어 보기에 엄숙하게 하고 신분의 등급을 구분하였으니, 이것이 의복의 시초이다.”(註解千字文)
* 문자와 의복
『천자문』은 국학, 중국학으로서의 한학을 공부하는데 있어 필독의 입문서이다. 『천자문』은 또한 하늘과 땅, 사람의 오묘한 이치를 터득하는 문화적 코드이기도 하다. 본서는 천자문에 대한 주해서이다. 이를 통해 우주와 자연, 그리고 정치, 사회, 역사, 문화 및 올바른 삶의 자세 등 인간사를 두루 터득하여, 각 방면의 무한한 가능성의 열쇠를 보유할 수 있다.
『천자문주해』는 역자가 수준높은 한학자로부터 전수받은 전통적인 가르침에 바탕하여, 청대의 『천자문석의(千字文釋義)』(淸, 汪嘯尹 纂輯), 조선조의 『주해천자문(註解千字文)』(洪聖源 註解)은 물론, 현대 중국과 대만, 국내의 정평있는 역주서들을 심도있게 독파하고 난 후, 역자가 이를 나름의 사유를 가미하여 명료하게 하나로 이 루어낸 책이다.
『천자문』에는 그 안에 난해한 구절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명료하게 그 내용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역자는 되도록 쉽게 그리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이했다. 본서는 한문에 관심있는 초학자나 중고등학생, 대학생은 물론, 전공자나 연세 드신 분까지 읽고 한문과 중국문화에 대한 소양을 높일 수 있는 책이다. 그만큼 이 책은 난해한 『천자문』을 쉽고, 정확하고 명료하게 우리말로 풀어낸 역작이다.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뜻을 키워 고귀한 뜻을 널리 펼치기를 바란다.
주흥사 저, 조규백 역주, 『천자문 주해』, 명문당, 2017.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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