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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삼백수

당시삼백수 63. 登高 높은 곳에 올라 ͊杜甫 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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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수형

당시삼백수 63. 登高  높은 곳에 올라 ͊

杜甫 두보.


바람은 거세고 하늘은 높고 원숭이 울음 구슬픈데

맑은 강가 흰 백사장에 새들만 빙빙 돌며 난다.

한없는 낙엽은 우수수 떨어지고

끝없는 장강(長江)은 출렁출렁 흐른다.


만리타향 서글픈 가을에 항상 나그네신세

병 많은 백년 인생 홀로 누대에 오른다.

고달픈 삶에 서리같은 귀밑털 늘은 것이 한스러운데 

쇠락하여 이젠 탁주 잔도 못 들게 되었다.


風急天高猿嘯哀,  渚淸沙白鳥飛廻.

無邊落木蕭蕭下,  不盡長江滾滾來.

萬里悲秋常作客,  百年多病獨登臺.

艱難苦恨繁霜鬢,  潦倒新停濁酒杯.



이 시는 대력(大曆) 2년(767) 가을, 두보(杜甫)가 기주(夔州)에 있을 때 지었다. 타향에 나그네가 되어 중양절에 높은 곳에 오른 느낌을 기록하고 있다.  

❖登高(등고): 옛날, 9월 9일 중양절(重陽節)에 높은 곳에 올라가 산수유를 머리에 꽂고 액땜을 하는 풍속이 있었다.

❖渚(저): 물가. 삼각주.

❖蕭蕭(소소): 쏴아. 바람에 나뭇잎이 날리는 소리. 쓸쓸한 모양.

❖滾滾(곤곤): 출렁출렁. (물 따위가) 세차게 굽이쳐 흐르는 모양. 끊임없는 모양.

❖萬里(만리): 기주(夔州)와 고향 낙양(洛陽), 그리고 수도는 거리가 아주 멀다는 것을 가리킨다.

❖潦倒(료도): 초라하게 되다. 영락(零落)하다. 가난하게 되다. 실의하다.





愚案: 음력 9월9일 중양절(重陽節)에 타향인 기주(虁州: 현 사천성 奉節縣)에서 누대에 올라 바라본 경치와 두보 자신의 감회를 읊고 있다. 전통적으로 중양절은 가장 강한 양(陽)이 중첩되는 날이라고 하여 산에 올라가 머리에 산수유를 꽂고 액운을 떨치는 풍속이 있는 절기이다. 드센 바람, 높은 하늘, 구슬픈 원숭이 울음소리, 맑은 강가의 백사장에 새 날아오고, 낙엽은 쓸쓸히 떨어지고 장강물만 세차게 흐른다.

두보는 먼 타향에서 나그네가 되어 홀로 누대에 오른다. 높은 벼슬을 하여 백성을 위해 이바지하려는 포부를 세워 고향을 떠났건만 달성하지도 못하고 이제 늙고 병든 채 나그네가 되었다. 건강도 좋지 않아 평소 좋아하던 막걸리조차도 끊어버렸다. 먼저 경치를 읊고 뒤에 작자의 정감을 노래하는 ‘선경후정(先景後情)’ 형식은 두보가 자주 사용하는 작법이다.  




대(臺)에 올라

金億 번역


높은 하늘 바람에 원숭이 울고

흰 모래 맑은 물을 날도는 물새.

넓은 들엔 우수수 지는 잎사귀

긴 강은 노래노래 흘러내리고


만리서 설은 가을 맞이하는 몸

백년 시름 외로워 대(臺)에 오르네.

쓰린 세고(世苦) 탓이라 세인 이 머리



작가.

두보(杜甫): 712-770 

자는 자미(子美)이고, 원적(原籍)은 양양(襄陽: 지금의 호북성 襄樊)이다. 그의 13세조(世祖)는 두예(杜預)로서, 경조 두릉(京兆杜陵: 지금의 섬서성 長安縣 동북) 사람이다. 그러므로 두보는 자칭 “두릉포의(杜陵布衣)”라고 했다. 증조부는 공현(鞏縣: 지금의 하남성 鞏義)로 이사를 갔다. 두보는 일찍이 장안성 남쪽 소릉(少陵) 부근에 거주한 적이 있다. 그래서 또 자칭 “소릉야로(少陵野老)”라고 하여, “두소릉(杜少陵)”이라고 불렸다. 후에 검교공부원외랑(檢校工部員外郞)을 맡은 적이 있어, 후세에 “두공부(杜工部)”라고 칭해졌다. 두보는 중국 고대의 가장 위대한 시인으로, “시성(詩聖)”이라고 불리었다. 그의 시는 당시의 정치․군사․사회의 상황을 전면적으로 반영할 수 있었다. 그러므로 “시사(詩史)”라고 했다. 후인들은 그와 이백(李白)을 병칭하여 “이두(李杜)”라고 했다.


역주.

조규백(曹圭百) (sudongpo@hanmail.net)

號, 己百. 한국외국어대 중국어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 중문과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國立臺灣大學 중문과 訪問學人, 중국 復旦大學 중문과 박사후연구원(한국학술진흥재단 지원), 중국 四川大學 古籍硏究所 硏究學者, 중국 南京大學 중문과 硏究學者를 역임했다. 민족문화추진회(현 한국고전번역원) 국역연수원에서 중국고전을 배웠으며, 이어서 한학자 故 硏靑 吳虎泳 老師께 漢學을 사사하였다. 성균관대, 제주대, 제주산업정보대학의 강사와 제주관광대학의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는 한국외국어대, 숭실대에서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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