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수형
당시삼백수 76. 江雪
강에는 눈 내리고
柳宗元
온 산엔 새 한 마리 날지 않고
온 길엔 사람 자취 끊어졌는데
외로운 배엔 도롱이 입고 삿갓 쓴 늙은이
눈 내리는 겨울 강에서 홀로 낚시질.
千山鳥飛絶, 萬徑人蹤滅.
孤舟蓑笠翁, 獨釣寒江雪.
눈 내리는 은세계에서 어옹(漁翁)이 홀로 배에 앉아 낚시질하는 정경을 맑게 그리고 있다. “시중유화(詩中有畫)”라고 할 만하다. 유종원(柳宗元)이 정치혁신운동의 실패 후 영주사마(永州司馬)로 좌천되었을 때 지은 시이다. 쓸쓸하고 고요한 배경 가운데 외로운 배의 도롱이 입고 삿갓 쓴 늙은이는 처량하고 강인한 작자의 내면세계를 표현하고 있다.
*작가 소개
유종원(柳宗元): 773-819
자는 자후(子厚)이고, 조적(祖籍)은 하동(河東: 지금의 산서성 永濟)이다. 그러므로 세칭 “유하동(柳河東)”이라고 부른다. 유종원은 당대(唐代)의 고문대가(古文大家)로서, 한유(韓愈)와 더불어 고문운동의 대표자가 되어, 세상에서 “한류(韓柳)”라 일컫는다. 그는 또 시를 잘하여, 전당시(全唐詩)에 그의 시 4권이 들어갔다.
* 역자 소개
조규백(曹圭百) sudongpo@hanmail.net
1957년생. 한국외국어대 중국어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 중문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립대만대학(國立臺灣大學) 중문과 방문학인(訪問學人), 복단대학(復旦大學) 중문과 박사후연구원(한국학술진흥재단 지원), 중국 사천대학(四川大學) 고적연구소(古籍硏究所) 연구학자(硏究學者)를 역임했다. 민족문화추진회(현 한국고전번역원) 국역연수원에서 중국고전을 배웠으며, 이어서 한학자 고(故) 연청(硏靑) 오호영(吳虎泳) 노사(老師)께 한학(漢學)을 사사하였다. 성균관대, 숭실대의 강사와 제주관광대학의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는 한국외국어대에서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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