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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동파

소동파 13. 江城子 작은 배 저어 옛 일 찾고자 하나 물을 곳 없고 강물만 하늘과 맞닿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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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수형


13. 江城子


고산(孤山)의 죽각(竹閣)에서 술고(述古)를 보내며


수줍음 머금은 푸른 눈썹 미인은 남들이 볼까 두려워
흰 비단 부채로 얼굴을 가리우고
눈물 흘리며 남몰래 곡조를 타네.
한 잔 술 또 다 비우고
눈물 닦고 <양관곡(陽關曲)>을 노래하네.
서울이 하늘만큼 멀다고 말하지 말게나.
하늘은 보기 쉽지만
그대는 보기 어렵다네.


새로 지은 화당(畵堂)은 고산(孤山)에서 가까운데
굽이진 난간은
누가 편히 여기리.
버들 솜 날고 꽃은 떨어지고
봄빛은 내년에도 있을 터이지만
작은 배 저어 옛 일 찾고자 하나
물을 곳 없고
강물만 하늘과 맞닿았네.
孤山竹閣送述古


翠蛾羞黛怯人看.
掩霜紈.
淚偸彈.
且盡一尊․收淚唱<陽關>.
漫道帝城天樣遠, 天易見, 見君難.
畫堂新締近孤山.
曲闌干.
爲誰安.
飛絮落花․春色屬明年.
欲棹小舟舊事, 無處問, 水連天.


[주석]

. 翠蛾: 미인의 눈썹. 여기서는 述古를 송별하는 官妓를 가리킨다.
. 霜紈(상환): 흰색 비단으로 만든 부채. 紈: 흰 깁 환. 고운 명주.
. <陽關>: 陽關曲. 一名, 渭城曲. 후에 樂府에 들어 송별곡으로 되었다. 전체는 세 단락으로 나뉘는데, 原詩를 3번 반복한다. 그러므로 <陽關三疊>으로도 불린다.
王維, <送元二使安西>, “위성의 아침 비에 가벼운 먼지 적시고/ 客舍엔 푸릇푸릇 버들 빛 새롭네/ 그대에게 다시 한 잔 술을 권하노니/ 서쪽으로 양관을 나서면 벗도 없다네(渭城朝雨裛輕塵, 客舍靑靑柳色新. 勸君更進一杯酒, 西出陽關無故人).”
. 漫道: 말하지 말라.
. 帝城天樣遠: 󰡔世說新語󰡕, 中卷, 下, <夙惠>, 晉 明帝(司馬紹)가 몇 살 안되었을 때, 부친 元帝(司馬睿)의 무릎에 앉아 있었다. 어떤 사람이 長安에서 왔는데, 원제가 洛陽의 소식을 물어 보고는 주르륵 눈물을 흘렸다. 명제가 묻길, “어찌하여 우십니까?”라고 하자, 원제가 江南으로 건너오게 된 뜻을 그에게 자세히 일러주었다. 이어서 명제에게 묻기를, “너는 長安과 태양 중에서 어느 쪽이 멀다고 생각하느냐?”라고 했더니, 대답하길, “태양이 멉니다. 태양에서 온 사람이 있다는 소문은 듣지 못했으니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라고 하였다. 원제는 기특하다고 생각했다.
다음날 신하들을 소집하여 연회를 베풀면서 그 이야기를 해주며 다시 물었더니, 명제가 대답하길, “태양이 가깝습니다”라고 했다. 원제가 놀라 얼굴빛이 변해 말하길, “너는 어찌하여 어제 한 말을 바꾸느냐?”라고 하자, 대답하길, “눈을 들면 태양은 보이지만 장안은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라고 했다.

[창작시기] 39세(熙寧7년, 甲寅, 1074) 7월, 항주(杭州)에서 지었다.




* 저자소개: 蘇東坡


소동파(蘇東坡: 1036-1101)는 본명이 소식(蘇軾)이며, 부친 소순(蘇洵), 아우 소철(蘇轍)과 더불어 “삼소(三蘇)”라 불린다. 그는 중국 북송시대의 정치가, 예술가로서도 유명하지만, 천재적 자유정신과 재주, 꾸준한 노력, 그리고 역경을 이겨내는 정신으로 훌륭한 문학작품을 창작해낸 대문호로서 더욱 알려졌다.
자유정신과 이성적 사유, 그리고 개성을 중시했던 북송의 문화와 문학정신, 시대정신이 그에게 역력히 구현되어 있다. 문학의 경우, 그는 시, 사(詞), 산문, 부(賦) 등 여러 장르에 모두 뛰어나 각기 시대의 최고봉이다.
또한 그는 경학(經學)․고고학․음식 만들기․술의 제조․차(茶)의 품평․서예․그림, 그리고 예술감식 등 다방면에 걸쳐 뛰어난 당대 최고의 지성인이었다.


* 역주자 소개


曹圭百


韓國外國語大 중국어과를 졸업하고, 成均館大 중어중문학과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臺灣大學 중문과 訪問學人, 중국 復旦大學 중문과 박사후연구원(한국학술진흥재단 지원), 중국 四川大學 古籍硏究所 硏究學者를 역임했다. 그리고 民族文化推進會 국역연수원을 졸업했으며, 성균관대, 제주대, 제주산업정보대, 제주교대 강사를 역임했다.
現在 濟州觀光大學 중국어통역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연구실적으로는 󰡔中國의 文豪 蘇東坡󰡕(역주), 󰡔소동파산문선󰡕(역주), 󰡔제주관광중국어회화(상, 하)󰡕, 󰡔史記世家(下)󰡕(공역), 󰡔千字文註解(前) - 아들을 위한 천자문󰡕 등의 역저서와, <󰡔詩經․鄭風󰡕 愛情詩 小考>, <蘇軾詩硏究>, <出仕와 隱退間의 갈등과 그 解消 - 蘇軾詩의 한 斷面>, <陶淵明에의 同一化樣相과 陶詩의 創造的 受容 - 蘇軾詩의 한 斷面> 등 다수의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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