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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동파

소동파 사선 66. 취봉래(醉蓬萊) 자주 빛 국화와 산수유를 잡고서 자세히 보고 거듭 냄새 맡아야지. 조규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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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수형

66. 醉蓬萊

나는 황주(黃州)에 적거(謫居)한 이후, 세 번 중양절(重陽節)을 만났는데, 해마다 태수 서군유(徐君猷)와 서하루(棲霞樓)에서 모였다. 금년에 공(公)이 장차 군(郡)을 호남(湖南)에다 요청하여 그곳을 다스리게 되어 이곳을 떠나려 하였다. 이를 생각하면 서글퍼지므로, 이 사를 짓는다

우스워라 아등바등 사는 인생 한바탕 꿈인 것을
나그네 살이 3년에
또다시 맞이하는 중양절
희끗희끗한 머리 쓸쓸한데
황폐한 정원을 보며 머리를 긁적이네.
다정한 이 덕분에
술 잘 마시고 일없이 지내니
마치 옛 훌륭한 태수 같네.
해마다 높은 곳 올라
해마다 바람에 날려 모자 떨구나니
아름다운 경치는 옛날과 같네.

이번 연회에선 꼭 실컷 취해
자주 빛 국화와 산수유를 잡고서
자세히 보고 거듭 냄새 맡아야지.
서릿바람에 흔들려 떨어져버린
내 손수 심은 한 쌍의 버드나무.
내년 이날 아침엔
날 위해 서쪽을 돌아보며
깃털 술잔으로 강어귀에 술 부으시라.
장차 고을 사람들과
그대가 남긴 사랑인
온 강의 무르익은 술 마시리라.

余謫居黃州, 三見重九, 每歲與太守徐君猷會於棲霞樓. 今年公將去, 乞郡湖南. 念此惘然, 故作是詞

笑勞生一夢, 羇旅三年, 又還重九.
華髮蕭蕭, 對荒園搔首.
賴有多情, 好飮無事, 似古人賢守.
歲歲登高, 年年落帽, 物華依舊. 此會應須爛醉, 仍把紫菊茱萸, 細看重嗅.
搖落霜風, 有手栽雙柳.
來歲今朝, 爲我西顧, 酹羽觴江口.
會與州人, 飮公遺愛, 一江醇酎. [주석]

. 棲霞樓: 宋代 閭丘孝終이 황주지주로 재직시 지은 누각이다. 황주의 서남쪽에 있다. 후에 부서졌는데, 현재 東坡赤壁 공원 내에 새로 건축되었다.
. 羇旅: 타관에 우거함. 나그네 살이. 羇: 羈, 타관살이할 기. 나그네 기. 寄也. 旅: 客也.
. 賴有多情, 好飮無事, 似古人賢守: 황주 謫居 3년에, 정이 많은 어진 태수 徐君猷에 힘입어, 백성을 사랑하여 어지러움이 없고 訟事가 없으며, 매년 중양절에 잔치에 초대되어 일없이 술을 마시었다는 의미이다.
. 蕭蕭: 머리카락이 드문드문 짧아진 모양.
. 落帽: 모자가 바람에 날려 떨어지다. 전하는 말에 의하면, 중양절에 晉의 孟嘉가 桓溫을 따라 龍山에 올라가서 술을 마시고 노닐 적에 바람이 불어 孟嘉의 모자가 떨어졌다. 환온은 사람들에게 글을 지어 이를 조롱하게 하니, 맹가가 이때 대답으로 지은 글이 매우 훌륭했다고 한다. 후에 ‘落帽’는 중양절에 높은 곳에 올라 하는 연회의 代稱이 되었다. 南鄕子(霜降水痕收) 註 참조.
. 物華: 자연의 경치. 경치.
. 搖落: 零落.
. 羽觴: 참새형으로 양편에 날개가 달린 酒器이다. 뿔잔에 새 깃털을 놓았는데, 일설에는 이는 남으로 하여금 술을 빨리 마시도록 재촉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 遺愛: 仁愛로운 덕을 후세에 남기다. 여기서는 徐君猷가 황주를 떠남에 자애로운 덕을 황주에 남겨두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 一江醇酎: 장강 물은 마치 거듭 빚은 醇酒와 같다는 것으로써, 徐君猷가 끼친 사랑의 덕이 깊다는 것을 비유한다.
. 醇酎(순주): 세 번 빚은 술. 딴 것을 섞지 아니한 전국술. 전국술이어서 맛이 농후함. 진국술. 진한 술 순. 진한 술 주. [창작시기] 47세(元豐5년, 壬戌, 1082) 9월에 황주(黃州)에서 지었다. [해제] 상편에서 황주에 유배된 지 어느덧 3년이 흘렀고, 이 기간에 다정한 이, 곧 서군유(徐君猷) 때문에 즐겁게 지냈음을 말하고 있다. 끝구에서는 중양절의 풍습을 즐기면서 우정을 가꾸어 왔는데, 그 때의 경치는 그대로건만, 인간사는 변하여 헤어지게 되었다고 말하고 있어 서군유에 대한 정을 보이고 있다. 하편에서는 중양절의 풍습을 통해 그의 장수를 빌고 있다. 끝구에서는 헤어져 있지만 강에 술을 부어 서로 마실 수 있는 호방한 기개를 통해 이별의 슬픔을 이기려하고 있다.(申)



* 저자소개: 蘇東坡

소동파(蘇東坡: 1036-1101)는 본명이 소식(蘇軾)이며, 부친 소순(蘇洵), 아우 소철(蘇轍)과 더불어 “삼소(三蘇)”라 불린다. 그는 중국 북송시대의 정치가, 예술가로서도 유명하지만, 천재적 자유정신과 재주, 꾸준한 노력, 그리고 역경을 이겨내는 정신으로 훌륭한 문학작품을 창작해낸 대문호로서 더욱 알려졌다.
자유정신과 이성적 사유, 그리고 개성을 중시했던 북송의 문화와 문학정신, 시대정신이 그에게 역력히 구현되어 있다. 문학의 경우, 그는 시, 사(詞), 산문, 부(賦) 등 여러 장르에 모두 뛰어나 각기 시대의 최고봉이다.
또한 그는 경학(經學)․고고학․음식 만들기․술의 제조․차(茶)의 품평․서예․그림, 그리고 예술감식 등 다방면에 걸쳐 뛰어난 당대 최고의 지성인이었다.

* 역주자 소개

曹圭百 조규백

韓國外國語大 중국어과를 졸업하고, 成均館大 중어중문학과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臺灣大學 중문과 訪問學人, 중국 復旦大學 중문과 박사후연구원(한국학술진흥재단 지원), 중국 四川大學 古籍硏究所 硏究學者를 역임했다. 그리고 民族文化推進會 국역연수원을 졸업했으며, 성균관대, 제주대, 제주산업정보대, 제주교대 강사를 역임했다.
現在 濟州觀光大學 중국어통역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연구실적으로는 󰡔中國의 文豪 蘇東坡󰡕(역주), 󰡔소동파산문선󰡕(역주), 󰡔제주관광중국어회화(상, 하)󰡕, 󰡔史記世家(下)󰡕(공역), 󰡔千字文註解(前) - 아들을 위한 천자문󰡕 등의 역저서와, <󰡔詩經․鄭風󰡕 愛情詩 小考>, <蘇軾詩硏究>, <出仕와 隱退間의 갈등과 그 解消 - 蘇軾詩의 한 斷面>, <陶淵明에의 同一化樣相과 陶詩의 創造的 受容 - 蘇軾詩의 한 斷面> 등 다수의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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