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수형
15. 長安遇馮著
장안(長安)에서 풍저(馮著)를 만나고
韋應物위응물
손님이 동방에서 왔는데
옷에는 파릉(灞陵)의 비를 맞았네.
“나그네여 무엇 하러 오셨소?”
“산에 가서 나무 찍을 도끼 사러 왔지요.”
무성한 꽃은 마침 활짝 피었고
날던 제비는 막 새끼를 품었다.
그때 헤어지고 이제 이미 새봄이라
그대 희끗희끗 귀밑털 몇 올이나 늘었는가.
客從東方來, 衣上灞陵雨.
問客何爲來, 采山因買斧.
冥冥花正開, 颺颺燕新乳.
昨別今已春, 鬢絲生幾縷.
당시삼백수정선 위응물 동영상
이 시는 대력(大曆) 11년(776) 봄에 풍저가 관동(關東)으로부터 장안에 왔을 때 지었다. 평담한 가운데 친구지간의 깊은 정을 묘사하고 있다. 은거하기 위해 나무하는데 필요한 도끼를 사러 온 친구를 만나고 다시 새봄이 되었다. 그대 흰 귀밑털이 몇 올이나 늘었는가를, 넌지시 묻고 있다.
❖馮著(풍저): 위응물의 친구. 하간(河間: 지금의 하북성 河間)사람. 일찍이 낙양위(洛陽尉), 좌보궐(左補闕)을 역임했고, 위응물(韋應物)과 사이가 좋아 그와 창화(唱和)한 시가 많다.
❖灞陵(파릉): 파릉. 패릉(覇陵). 옛 현(縣) 이름. 한 문제(漢文帝)의 릉(陵)으로 지금의 서안시(西安市) 동쪽에 있다. 그 땅이 파릉(灞陵)에 처해 있기 때문에 이름을 얻었다.
❖采山(채산): 산에 들어가 나무를 하다. 산을 개간하다. 이 구는 산림에 귀의한다는 뜻이 있다.
❖冥冥(명명): 무성한 모양.
❖颺颺(양양): 새가 나는 것을 형용한다. 날아오르는 모양.
❖燕新乳(연신유): 제비는 막 새끼를 깠다. 제비는 막 새끼를 품었다. 이 구에 대해 趙昌平은 ‘새로 태어난 제비는 이미 날개를 펴고 나른다.’고 해석했다.
❖昨別(작별): 지난해 겨울 풍저가 장안에 온 적이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이 말했다.
❖鬢絲(빈사): 귀밑털 사이의 백발.
작가
위응물(韋應物): 대략 737-대략 792
경조 만년(京兆萬年: 지금의 섬서성 西安) 사람이다. 정원(貞元) 원년(785)에 강주자사(江州刺史)가 되었고, 4년(788)에 소주자사(蘇州刺史)로 임명되었다. 그러므로 세상에서 “위강주(韋江州)” 혹은 “위소주(韋蘇州)”라고 불리운다.
역자
조규백(曹圭百) (sudongpo@hanmail.net)
號, 己百. 한국외국어대 중국어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 중문과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國立臺灣大學 중문과 訪問學人, 중국 復旦大學 중문과 박사후연구원(한국학술진흥재단 지원), 중국 四川大學 古籍硏究所 硏究學者, 중국 南京大學 중문과 硏究學者를 역임했다. 민족문화추진회(현 한국고전번역원) 국역연수원에서 중국고전을 배웠으며, 이어서 한학자 故 硏靑 吳虎泳 老師께 漢學을 사사하였다. 성균관대, 제주대, 제주산업정보대학의 강사와 제주관광대학의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는 한국외국어대, 숭실대에서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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