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수형
석양이 서쪽 고개를 넘어가니
온 골짜기 순식간에 어두워진다.
소나무에 걸린 달에 밤도 서늘해지고
바람 스치는 샘물은 맑은 소리 가득 차네.
나무꾼들은 거의 다 돌아가 버리고
저녁 안개 속 새들도 막 둥지에 깃들어 쉬네.
그대 이 밤 와서 함께 묵기로 기약했기에
나 홀로 거문고 안고 담쟁이 덮인 오솔길에서 기다리네.
夕陽度西嶺, 群壑倏已暝.
松月生夜涼, 風泉滿淸聽.
樵人歸欲盡, 煙鳥棲初定.
之子期宿來, 孤琴候蘿徑.
이 시는 시인이 산중의 승방(僧房)에서 벗을 기다렸으나 오지 않는 정경을 읊고 있다.
❖宿(숙): 묵다. 밤을 보내다.
❖業師(업사): 이름이 업(業)이라고 부르는 스님. 師: 스님.
❖山房(산방): 산중의 집. 여기서는 승방(僧房)을 가리킨다.
❖丁大(정대): 정봉(丁鳳). 배항(排行)이 첫째이다. 생평은 불명(不明). 맹호연의 벗.
❖倏(숙): 홀연. 갑자기.
❖暝(명): 해가 지다. 날이 저물다. 어둡다. 황혼. 땅거미.
❖煙鳥(연조): 저녁 안개 속에 날아가는 새.
❖棲初定(서초정): 막 둥지로 깃들었다.
❖之子(지자): 이 사람. 정대(丁大)를 가리킨다.
❖期(기): 기약하다.
❖蘿徑(라경): 담쟁이 같은 덩굴식물이 가득 자란 오솔길.
당시삼백수정선 동영상
작가
맹호연(孟浩然): 689-740
양주 양양(襄州襄陽: 지금의 호북성 襄樊)사람이다. 젊어서 녹문산(鹿門山)에 은거하였으며, 개원(開元) 연간에 장안(長安)으로 들어가 과거에 응시하였으나 급제하지 못했다. 맹호연은 비록 종신(終身)토록 포의(布衣)였지만, 당시의 시명(詩名)은 아주 컸다. 맹호연은 오언시에 가장 뛰어나, “천하에서 그 지극히 아름다움을 칭송하였다”.
역자
조규백(曹圭百) (sudongpo@hanmail.net)
號, 己百. 한국외국어대 중국어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 중문과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國立臺灣大學 중문과 訪問學人, 중국 復旦大學 중문과 박사후연구원(한국학술진흥재단 지원), 중국 四川大學 古籍硏究所 硏究學者, 중국 南京大學 중문과 硏究學者를 역임했다. 민족문화추진회(현 한국고전번역원) 국역연수원에서 중국고전을 배웠으며, 이어서 한학자 故 硏靑 吳虎泳 老師께 漢學을 사사하였다. 성균관대, 제주대, 제주산업정보대학의 강사와 제주관광대학의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는 한국외국어대, 숭실대에서 강의하고 있다.
당시삼백수정선 9. 宿業師山房待丁大不至, 숙업사산방대정대부지 업(業) 스님의 산방(山房)에서 묵으며 정대(丁大)를 기다렸으나 오지 않아 孟浩然 맹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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