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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삼백수

17. 晨詣超師院讀禪經 새벽에 초(超) 스님의 절에 가서 불경을 읽다 유종원 (柳宗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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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수형


17. 晨詣超師院讀禪經
새벽에 초(超) 스님의 절에 가서 불경을 읽다
柳宗元

차가운 우물물 길어다 양치질 하고
마음을 맑게 하여 옷 먼지를 턴다.
한가로이 불경(佛經) 책을 들고
동재(東齋)로 걸어 나가서 독송한다.

참된 근원 끝내 얻지 못하고
허망한 자취만 세상 사람들은 좇는다.
불경의 말씀 깨닫기를 바라지만
마음을 닦는 일 어디를 좇아 완숙한 경지에 이를까?

스님이 거처하는 정원은 고요한데
이끼의 푸른빛은 깊은 대숲까지 이어졌구나.
해가 떴는데 안개와 이슬방울 아직 남아있고
푸른 소나무는 목욕한 듯 싱그럽구나.

심경은 고요하여 말로 표현하기 어렵건만
깨달음의 희열에 마음은 벅차오르네.

汲井漱寒齒, 淸心拂塵服.
閑持貝葉書, 步出東齋讀.
眞源了無取, 妄跡世所逐.
遺言冀可冥, 繕性何由熟.
道人庭宇靜, 苔色連深竹.
日出霧露餘, 靑松如膏沐.
澹然離言說, 悟悅心自足.



이 시는 유종원이 영주사마(永州司馬)로 폄적되었을 때 지은 것으로, 불경을 독송하여 깨달음의 희열을 얻은 것을 묘사하고 있다.
❖詣(예): 이르다.
❖超師(초사): 법명이 초(超)인 스님. 師(사): 승려에 대한 존칭.
❖禪經(선경): 불경.
❖汲井(급정): 우물물을 긷다.
❖拂塵服(불진복): 옷 먼지를 털다.
❖汲井漱寒齒, 淸心拂塵服(급정수한치, 청심불진복): 우물물을 길어다 양치질하여 마음을 맑게 하고 옷 먼지를 털어 때를 제거하니, 안과 밖이 청결하여 불경을 읽을 만하다.
❖貝葉書(패엽서): 불경. 패엽경(貝葉經)이라고도 한다. 옛날 인도의 승려는 항상 패다라수(貝多羅樹)의 잎에다 불경을 기록했기 때문에 이렇게 칭했다.
❖眞源(진원): 참된 근원. 불가(佛家)의 진체(眞諦)를 가리킨다. 인생대도(人生大道)의 근원을 가리키기도 한다.
❖了(료): 끝내.
❖妄跡(망적): 허망한 일. 곧 세속의 일을 가리킨다.
❖逐(축): 추구한다.
❖遺言(유언): 남겨진 말씀. 불가(佛家) 선현(先賢)이 남긴 말을 가리킨다. 여기서는 불경의 말을 가리킨다. 불경 가운데의 미언대의(微言大義)를 가리키기도 한다.
❖冀(기): 바라다.
❖冥(명): 넌지시 합치하다. 우연히 일치하다. 마음의 깨달음을 가리킨다.
❖繕性(선성): 마음을 닦다. 본성을 수양하다.
❖道人(도인): 도가 있는 사람. 여기서는 초(超) 스님을 가리킨다.
❖膏沐(고목): 여기서는 안개와 이슬이 내린 뒤 송백(松柏)이 모두 씻은 듯 싱그럽게 됨을 말한다.
❖澹然(담연): 심경이 고요함을 형용한다.
❖離言說(리언설): 언어로 표현하기 어렵다. 언설(言說)을 벗어나다.
❖悟悅(오열): 도를 깨달은 즐거움.

당시 삼백수 정선
唐詩三百首精選

손 수 편
조규백 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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