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삼백수

16. 東郊 동쪽 교외 위응물(韋應物)。

koreafood 2021. 8. 6.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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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수형


16. 東郊
동쪽 교외
韋應物

관청에 일 년 내내 매였다가
맑은 새벽 교외로 나오니 마음이 확 트이네.
실버들은 산들바람에 흔들거리고
푸른 산은 내 마음을 맑게 한다.

우거진 수풀에 기대어 쉬어도 보고
시내를 따라 거닐어도 본다.
보슬비가 꽃 핀 들판에 자욱한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봄 비둘기 울음소리.

그윽한 곳 즐기는 마음은 몇 번이나 막혔으니
공무에 다니느라 발걸음 마냥 바빴네.
벼슬살이 그만두고 여기에다 띠집을 지으리니
도연명을 그리는 뜻 참으로 바랄 만하네.

吏舍跼終年, 出郊曠淸曙.
楊柳散和風, 靑山澹吾慮.
依叢適自憩, 緣澗還復去.
微雨靄芳原, 春鳩鳴何處.
樂幽心屢止, 遵事跡猶遽.
終罷斯結廬, 慕陶眞可庶.



이 시는 위응물이 저주자사(滁州刺史)로 있을 때 지었다. 봄날 교외로 유람하는 정경과 도연명처럼 그 자연 속에 은거하고픔을 묘사하고 있다.
❖跼(국): 구속되다.
❖終年(종년): 일 년 내내.
❖曠淸曙(광청서): 청랑한 새벽 빛 가운데 심경이 넓어진다. 맑고 그윽한 새벽에 정신이 편안하다. 曠: 넓다. 탁 트이다.
❖和風(화풍): 온화한 바람. 부드러운 바람. 산들 바람. 온화한 바람이 살살불다.
❖澹(담): 맑고 고요하다. 제거하다. 소멸하다. 없애다.
❖緣(연): 따라서.
❖還復去(환부거): 배회하며 왕래하다.
❖微雨(미우): 보슬보슬 내리는 이슬비.
❖靄(애): 이내. 자욱하다. 아지랑이 애. (자욱하게 낀) 기운.
❖遽(거): 바쁘다. 급하다.
❖樂幽心屢止, 遵事跡猶遽(락유심루지, 준사적유거): 자신이 이곳의 맑고 그윽한 것을 좋아하여, 묵고 싶었으나 중지되었는데, 여러 번 공무에 매여 있어 발걸음이 바빴기 때문이다.
❖終罷(종파): 마침내 벼슬을 버리고.
❖斯結廬(사결려): 이곳에다 띠집을 짓다. 이곳에다 오두막을 짓다. 도연명, 「음주(飮酒)」, 其五, “사람 사는 곳에 오두막을 지었으나, 수레와 말의 시끄러움 없네(結廬在人境, 而無車馬喧).”
❖慕陶(모도): 도연명을 사모하다. 도연명의 뜻을 사모하여. 전원에 돌아가 은거하겠다는 것을 가리킨다.
❖庶(서): 거의. 바라다.

당시 삼백수 정선
唐詩三百首精選

손 수 편
조규백 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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