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삼백수

11. 春泛若耶溪 봄날 약야계(若耶溪)에 배를 띄우고 기무잠(綦毋潛)。

koreafood 2021. 7. 26.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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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수형 

11. 春泛若耶溪
봄날 약야계(若耶溪)에 배를 띄우고
綦毋潛

그윽한 뜻은 끊임이 없어
이번에 떠나면 뱃길 가는대로 맡겨지리.
저녁 바람은 떠가는 배에 불고
꽃길 따라 계곡 어귀로 들어온다.

밤이 되자 배는 서쪽 골짜기를 돌아들고
산 너머로 남두성(南斗星)을 바라본다.
못 위의 물안개는 자욱이 피어나는데
숲 속의 달은 숲 뒤로 나지막이 넘어간다.

세상살이 또한 아득하거니
낚싯대 든 늙은이 되고 싶어라.

幽意無斷絶, 此去隨所偶.
晩風吹行舟, 花路入溪口.
際夜轉西壑, 隔山望南斗.
潭煙飛溶溶, 林月低向後.
生事且瀰漫, 願爲持竿叟.



봄에 약야계에 배를 띄우고 뱃길 가는 대로 흘러가며, 낚싯대를 드리운 은자가 되고 싶음을 묘사하고 있다.
❖若耶溪(약야계): 월계(越溪). 지금의 절강성 소흥시(紹興市) 동남쪽 약야산(若耶山) 아래에 있다. 전설에 월(越)나라의 미인 서시(西施)가 빨래하던 곳이라고 하여, 완사계(浣紗溪)라고도 한다.
❖幽意(유의): 그윽한 뜻. 은거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리킨다.
❖偶(우): 두 사람이 서로 만나는 것을 ‘偶’라고 한다. 만나다. ‘우(遇)’와 통한다.
❖際夜(제야): 밤에 이르다. 저녁 무렵.
❖南斗(남두): 남두성. 하늘의 성좌 이름. 북두칠성의 남쪽에 있다.
❖溶溶(용용): 저녁 이내가 자욱하다. 넓고도 짙게 깔린 모양. 마음이 넓고 느긋한 모양.
❖林月低向後(임월저향후): 숲속의 달은 숲 뒤로 나지막이 넘어간다.
❖生事(생사): 세간(世間)의 일을 가리킨다. 세사. 살아가는 일.
❖瀰漫(미만): (연기나 안개가) 자욱하다. 사방에 좍 퍼짐.
❖持竿叟(지간수): 낚싯대를 든 늙은이. 어옹(漁翁). 은자.


당시 삼백수 정선 
唐詩三百首精選 

손 수 편 
조규백 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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