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삼백수

당시삼백수정선1. 下終南山過斛斯山人宿置酒 저물어 푸른산을 내려오는데 산의 달도 나를 따라 돌아온다.

koreafood 2021. 7. 21.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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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수형


1. 下終南山過斛斯山人宿置酒
종남산(終南山)을 내려와 곡사산인(斛斯山人)의 집에 묵으며 술을 마시다
李白

저물어 푸른 산을 내려오는데
산의 달[山月]도 나를 따라 돌아온다.
지나온 산길을 돌아보니
푸릇푸릇 안개 기운이 산허리를 둘렀다.

손잡고 그의 농가에 이르니
아이 놈이 사립문을 열어 준다.
푸른 대숲의 그윽한 길로 들어가니
푸른 담쟁이덩굴이 길손의 옷자락에 스친다.

즐거운 이야기로 편히 쉬며
맛 좋은 술 그럭저럭 함께 마신다.
길게 소리 내어 「송풍곡(松風曲)」을 읊조렸는데
곡이 끝나자 은하수의 별이 희미하다.

나는 취하고 그대 또한 흥겨울 제
거나하게 함께 세상일을 다 잊어버렸다.

暮從碧山下, 山月隨人歸.
卻顧所來徑, 蒼蒼橫翠微.
相攜及田家, 童稚開荊扉.
綠竹入幽徑, 靑蘿拂行衣.
歡言得所憩, 美酒聊共揮.
長歌吟松風, 曲盡河星稀.
我醉君復樂, 陶然共忘機.


이는 벗을 방문하는 시이다. 하산할 때의 경치, 농가의 그윽함, 그리고 벗과 즐겁게 술을 마시고 흥에 겨워 노래하는 정경을 그림처럼 묘사하고 있다.
❖終南山(종남산): 진령(秦嶺) 주봉(主峰)의 하나. 지금의 섬서성 서안시(西安市) 남쪽에 있는데, 당대(唐代)의 저명한 은거지이다.
❖過(과): 들르다. 방문하다.
❖斛斯山人(곡사상인): 성(姓)이 곡사(斛斯)인 산중의 은사.
❖置酒(치주): 술자리를 차리다.
❖碧山(벽산): 푸른 산. 여기서는 종남산을 가리킨다.
❖卻顧(각고): 돌아보다.
❖翠微(취미): 산자락의 초목이 푸릇푸릇 무성하다. 산자락의 푸릇푸릇한 산 기운. 푸릇푸릇한 산자락.
❖及(급): 이르다.
❖田家(전가): 농가. 곡사산인의 집.
❖荊扉(형비): 사립문.
❖靑蘿(청라): 푸른 담쟁이. 소나무 겨우살이.
❖聊(료): 애오라지. 잠시. 잠깐. 우선. 약간. 조금. 그럭저럭.
❖揮(휘): 휘두르다. 여기서는 ‘잔을 들고 유쾌하게 술을 마시다’라는 의미이다.
❖松風(송풍): 고금곡(古琴曲)으로, 「풍입송(風入松)」을 가리킨다. 별칭은 「송풍곡(松風曲)」이다.
❖河星稀(하성희): 은하수가 드물다. 밤이 이미 깊어 새벽이 다가온 것을 가리킨다.
❖陶然(도연): 거나하다. 술에 취하여 즐거운 모양.
❖忘機(망기): 기심(機心)을 잊다. 세속의 이욕(利欲)과 득실을 잊다.

당시삼백수정선
唐詩三百首精選

손 수 편
조규백 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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